요르단 국왕, 블링컨에 "이스라엘 '즉각 휴전' 압박하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이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에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즉각적인 휴전에 나서도록 압박하라고 요구했다고 로이터, AP 통신 등 외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요르단 왕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압둘라 2세 국왕은 블링컨 장관을 만나 가자 전쟁의 재앙적 영향에 대해 경고하면서 이스라엘에 압박을 가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요르단을 포함한 아랍권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비판해왔으며 전후 가자지구 통치 등 장기적인 의제를 논의하기 전 일단 전쟁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아랍권은 하마스의 선제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의 강력한 보복으로 민간인 인명 피해가 급증한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즉각 휴전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런 요구를 묵살했고 미국은 전면적인 휴전이 아닌 인도주의적 차원의 일시 휴전 또는 교전 중단 쪽에 무게를 둬 왔다. 석 달째 접어든 전쟁으로 가자지구 사망자 수가 2만2천명이 넘었고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시리아 정부군,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등 이른바 '저항의 축'의 전쟁 개입이 확대되면서 중동의 정세 불안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나포는 홍해 무역로를 마비시키면서 전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전쟁의 불똥이 중동 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블링컨 장관을 또다시 중동에 보냈다. 블링컨의 중동 방문은 개전 이후 4번째다.

블링컨 장관은 튀르키예와 그리스에 이어 순방 3번째 목적지로 요르단에서 압둘라 2세 국왕과 외무장관을 만나고 가자지구로 들어갈 구호 물품을 보관하는 세계식량계획(WFP) 창고도 방문했다.

그는 "우리는 분쟁 확산 방지에 진지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구호품 반입량을 늘려 인도적 재앙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요르단 방문을 마친 블링컨 장관은 11일까지 이스라엘-하마스 간 중재자 역할을 맡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까지 순방을 이어갈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