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P·디케이테크인 카카오 계열사 합병

3월께…교통정리로 효율성 강화
카카오가 업무 협업 도구 등의 사업을 하는 계열사 KEP와 시스템통합(SI) 자회사 디케이테크인의 합병을 추진한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사업과 정보기술(IT) 솔루션 개발 기능을 한곳에 몰아 계열사 간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내부거래를 더욱 수월히 하려는 취지다. 그동안 글로벌 제휴와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외형 확장에 치중하던 것에서 한 발짝 벗어나 그룹 내부 효율성 강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3월 KEP를 디케이테크인에 넘길 예정이다. 디케이테크인은 카카오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카카오그룹 내 전산·시스템통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2022년 영업수익은 약 380억원으로 이 중 대부분이 카카오그룹 내 일감인 것으로 알려졌다. KEP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지난 1일 물적분할한 자본금 1억원 규모 신규 법인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의 음성 AI 비서 헤이카카오, 업무 협업 도구 카카오워크, 챗봇 서비스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최근 적자에 허덕이다가 클라우드 부문을 제외한 비주력 사업을 축소해 KEP로 분리했다.그간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디케이테크인은 카카오의 IT 관련 기업 간 거래(B2B)를 통해 내부 거래를 위한 일감 전달 구조의 핵심을 담당하며 그룹의 몸집을 불리는 역할을 해왔다. KEP와 디케이테크인이 합병하면 카카오의 내부 거래와 일감 몰아주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합병은 카카오가 확장 행보를 접고 계열사 간 교통정리와 구조개혁에 치중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앞서 카카오페이는 미국 종합증권사 시버트파이낸셜을 사려다 접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