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댈러스 연은 총재 "금리 인상, 여전히 테이블 위에" 경고

로리 로건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장기 채권 수익률 하락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재상승을 차단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건 총재는 7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차총회 연설에서 "긴축적인 금융 여건을 충분히 유지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그동안 이뤄놓은 진전이 물거품이 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달간 금융 여건이 완화되는 것을 고려할 때 아직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서 치워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40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던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기 위해 2022년부터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를 5.25∼5.50% 범위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 인사들이 지난달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개선돼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하고 금리인하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를 보내자 시장이 금리 인하에 대대적으로 베팅하고 나섰다. 따라서 로건 총재의 발언은 이 같은 최근 시장 분위기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로건 총재는 연준의 금리 인상 효과가 대부분 사라진 상황에서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지난달 10월 중순 약 5%에서 최근 약 4%로 하락한 것이 인플레이션 진정 노력을 되돌릴 수 있는 수요 회복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한적인 금융 여건은 수요를 공급에 맞추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면서 "하지만 그러한 여건이 충분히 유지되지 않으면 물가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로건 총재는 이와 함께 금융시장의 유동성 부족으로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 속도를 늦추는 방안을 고려할 때가 됐다고 시사했다.

그는 "금융시스템에는 여전히 충분한 유동성이 있지만 개별 은행들이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제 생각에는 하루짜리 역환매조건부채권(오버나이트 역레포) 잔액이 낮은 수준에 가까워짐에 따라 유출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대차대조표 축소(보유자산 감축)는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의 만기가 도래해도 이를 재투자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안을 말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