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용 농협은행장 "수익 많다고 좋은 기업 아니다…존경 받아야"

이석용 농협은행장(사진)은 8일 "많은 수익을 내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 아니다"라며 "사회 구성원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석용 행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그런 기업만이 성장하고 장수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이석용 행장은 올해 대내외 경제 상황에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세계 경제는 주요국 통화 긴축 여파와 지정학적 긴장 누적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크고, 국내 경제도 가계부채 부담과 소비 위축 등으로 저성장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금융의 변하지 않는 중요한 가치인 '고객신뢰'를 최우선시 해야 한다"며 "고객이 먼저 찾는 매력적인 은행'을 만들어가자"고 했다.

이를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체계를 확립하고 선제적인 리스크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ESG경영은 우리의 시대적 과제"라며 "ESG 특화상품을 신규 출시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등 경영 전반에 이를 적극적으로 접목해야 한다"고 했다.이 행장은 둘째 과제로 "디지털금융 생태계 구축을 통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디지털 경쟁력 강화는 농협은행의 미래가 달린 생존과제"라며 "(모바일 앱) NH올원뱅크의 슈퍼플랫폼 도약, 데이터 활용 강화, 업무 프로세스 혁신, 디지털 핵심기술 내재화 등 네 가지의 핵심 과제를 추진해 디지털 금융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과제로 이 행장은 "핵심역량을 제고해 농협은행의 차별적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량차주·유망분야의 신규 주거래기업 확대를 통해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시장 중심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을 통해 자산관리(WM) 사업의 질적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농엽금융·공공금융·지역금융 등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 대해서도 선제적 디지털전환(DT) 추진, 농업분야 맞춤형 컨설팅 확대와 농식품여신 특화모형 개발 등을 통해 다른 은행이 넘볼 수 없는 진입장벽을 구축하자"고 했다.마지막 과제로 이 행장은 '변화와 혁신'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을 기존의 '관성'에서 벗어나 '원점'(Zero-base)에서 재설계하기 위해 작년 하반기 5개월에 걸쳐 '미래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를 진행했고, 올해 조직개편과 경영계획에 이를 반영했다"고 했다.

이 행장은 "우리의 기본 가치를 고객에 두고, 기본이 바로서면 나아갈 길이 생긴다는 '본립도생(本立道生)'의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한다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농협은행의 미래경쟁력 강화와 지속성장 목표를 충분히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