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이 꽉 찬 비행편에서 자리를 얻어내는 기막힌 몸동작 [책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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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들의 비밀짐 캐리 주연의 ‘예스맨’이란 영화가 있다. 우연한 계기로 모든 일에 “예스(Yes)”라고 대답하게 된 한 남자의 이야기다. 부정적인 생각에 갇혀 있던 그는 점점 긍정적이고 열린 마음을 갖게 되고, 인생도 바뀌게 된다.
조이 챈스 지음
김익성 옮김/비즈니스북스
352쪽|1만6020원
<결국 원하는 것을 얻는 사람들의 비밀>은 그 반대다. “아니요(No)”라고 말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아니요’를 쉽게 말하는 사람일수록 남들로부터 ‘아니요’라는 말을 듣는 것을 개의치 않아 하기 때문이다. 책을 쓴 조이 챈스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요’라고 말해도 죽지 않는다. ‘아니요’라는 말을 들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뭔가를 부탁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다.” 듀크대 경영학 석사(MBA)를 졸업한 지아 장은 기업가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남들로부터 ‘아니요’란 말을 듣는 게 두려웠다. 그래서 ‘100일 거절 요법’이란 도전에 나섰다.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그 자리에서 약간 정신 나간 부탁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영상으로 기록했다.
하루는 크리스피 크림 도넛 매장에 들어가 거절당할 마음의 준비를 하고선 올림픽 상징인 오륜 모양 도넛을 주문했다. 점원이 물었다. “언제까지 필요하죠?” 장은 거절을 당하고 싶었다. “음, 15분 후에요.” 15분 후 점원은 손으로 잘라내 오륜기 모양으로 이은 한 무더기의 도넛을 만들어왔다. 설득과 협상에 관한 예일대 인기 강의를 토대로 한 이 책은 사람들에게서 ‘그래요’라는 말을 끌어내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점잖은 초식공룡’도 그런 전략 중 하나다. 남에게 부탁을 한 후 대답을 종용하지 않고, 참을성 있고 정중하게 기다리는 방법이다. 대신 그 사람의 시야에 계속 남아 있어야 한다.
예약이 꽉 찬 비행편에서 자리를 얻어낼 수도 있다. “조용히 서 있되 몸은 약간 앞으로 기울이고 마치 기도하는 모습처럼 보이도록 손을 느슨하게 쥐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탑승 수속 직원의 시야 주변에 머무른다. 그 직원이 당신의 존재를 놓치지 않을 만큼 가까이, 그러나 그 직원의 시야를 꽉 채울 만큼 너무 가깝지는 않게 말이다. 눈은 차분하게 그 직원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 … 이렇게 계속하다보면 어느새 탑승 수속 직원이 당신에게 좌석 번호를 건네준다. 점잖은 초식공룡은 늘 좌석 번호를 얻는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