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쇼핑 나선 지바이크…'킥보드 공룡'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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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라니' 규제로 중소업체 고전퍼스널모빌리티(PM·개인용 이동수단) 업계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인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공유 킥보드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형 플랫폼을 대형 스타트업들이 사들이면서 한국 PM 생태계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플랫폼으로 재편 가속
8일 스타트업업계에 따르면 공유 킥보드 서비스 지쿠터 운영사인 지바이크는 동종업계 PM업체를 사들이기 위해 3~5건의 인수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윤종수 지바이크 대표는 테크크런치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PM업체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며 “최종적으로 몇 곳을 사들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바이크는 지난달 119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해 적지 않은 ‘실탄’을 보유한 상태다. 2022년 매출 522억원, 영업이익 84억원으로 PM업계에선 흔치 않은 흑자 회사다. 지바이크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도 전년보다 30%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국내 PM업계의 경쟁업체 인수전은 올해 더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공유킥보드 씽씽을 운영하는 피유엠피는 하이킥 운영사 오랜지랩을 인수했다. 지바이크는 현대자동차·기아의 공유형 PM 사업인 제트(ZET) 서비스를 인수한 데 이어 구구킥보드도 사들였다. 더스윙은 모빌리티 플랫폼 타고가요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킥라니’(킥보드+고라니) 논란과 정치권이 주도한 PM 규제의 ‘나비효과’란 분석도 나온다.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 업체들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회사에 연달아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2020년 20여 곳에 달한 국내 킥보드회사는 현재 10곳으로 줄어들었다. PM업계 관계자는 “메이저 플레이어 사이에서 점유율 싸움이 거세지고 있어 인수 사례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