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라면시장 뒤흔들다"…외신이 주목한 김정수 삼양 부회장

WSJ '불닭볶음면 성공' 집중 조명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불닭볶음면을 성공으로 이끈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부회장(사진)을 집중 조명했다. WSJ는 지난 6일 ‘500억달러(약 66조원) 인스턴트라면 산업을 뒤흔드는 여성’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김 부회장의 이력과 그가 주도한 불닭볶음면 탄생 비화를 약 9000자 분량으로 담았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 창업주인 전중윤 명예회장의 며느리다. 서울 명동에서 매운 음식을 먹으려고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을 보고 ‘극도로 매운 볶음면’이란 콘셉트를 잡아 1년여간 매운 소스 2t, 닭 1200마리를 들여 연구한 끝에 불닭볶음면을 내놨다. 2012년 출시 후 중독성 강한 매운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찾는 사람이 빠르게 늘었다. 불닭볶음면 시리즈의 누적 판매량은 작년 3분기 53억 개를 돌파했다.
WSJ는 “불닭볶음면은 일본 마루짱이나 닛신과 달리 ‘모험적인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고 가격도 다른 제품보다 3배 정도 비싸지만 프리미엄 라면 중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삼양식품은 미국 서부 지역을 불닭볶음면 테스트 무대로 삼고 미국 전역 출시를 검토 중이다. 미국 대형마트 앨버슨의 제니퍼 샌즈 최고상품책임자는 “불닭볶음면은 증가하는 라면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불닭볶음면 흥행으로 삼양식품은 작년 한 해 주가가 70% 급등했다. WSJ는 불닭볶음면 흥행에 힘입어 한국의 라면 수출이 올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