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의 눈물 흘렸는데 '인분'이라니"…세종 신축 입주자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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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세종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이달 말 입주를 앞둔 세종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 사전점검에서 인분으로 추정되는 오물이 발견됐다는 둥 각종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사전점검일, 무더기 하자에 인분 발견"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세종시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세종시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 후 하자 모음 사진"이라면서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그는 "기대치는 바사삭 무너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A씨가 공유한 사진을 보면 마룻바닥 시공이 미흡하거나 천장은 아직 작업이 완료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복도에는 건축 자재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거실등도 설치되지 않아 전선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벽 한쪽에는 누군가 벽지를 긁어 글자를 적어놓은 듯한 흔적이 있었는데, A씨는 이 글자가 욕설로 추정했다.A씨가 가장 경악을 금치 못했던 건 화장실 하수구에 방치돼 있던 '인분'이었다. 누군가 볼일을 보고 파란색 박스로 가려둔 상태였다고. 혹시나 들춰본 화장실 변기에도 오물은 가득했다. A씨는 "뉴스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로 일어날 줄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세종시의회 홈페이지에도 비슷한 민원이 올라왔다. 30대 여성이자 두 아이의 엄마라는 B씨는 지난 7일 "180대 1이라는 어마어마한 경쟁률에 신혼 특공으로 청약이 당첨돼 기쁨의 눈물을 흘리던 저희 부부는 어제 경남 사천에서 세종까지 어린아이 둘 데리고 사전점검을 하러 올라갔다"며 "전등을 켜는 스위치조차 없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어두웠는데 그 상태로 사전점검을 하는 게 가능하겠냐"고 썼다.B씨는 또 "바닥에 난방 설치를 안 한 가구, 배수구가 없는 가구 등 제대로 된 집이 단 한 집도 없을 지경"이라면서 현장에서 하자만 99건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분양가만 4억원이다. 맞벌이면서도 해외여행 한 번 안 가고 잘살아보겠다고 열심히 모은 돈"이라면서 시의원들에게 사전점검 현장 방문을 요청했다.
세종시는 오는 9일 현장점검단을 구성해 아파트 전체 시공 상태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