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현역의원 줄줄이 체포·입건되나…자민당 '비자금 동요' 확산

아베파 의원 첫 체포 이어 2명 입건 가능성…당내 쇄신안 도출 불투명
일본 집권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을 수사 중인 도쿄지검 특수부가 최대 파벌인 '아베파' 소속 현역 의원을 처음 체포하면서 당내 동요가 확산하고 있다고 현지 공영방송 NHK가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파 소속 이케다 요시타카 의원이 전날 체포되자 당내에서는 "드디어 체포된 사람이 나왔다", "앞으로 사건이 확대되면 정권 운영에 또다시 타격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케다 의원은 정치자금 모금 행사인 이른바 '파티'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계파로부터 넘겨받은 '파티권' 판매 자금 4천800만엔(약 4억4천만원)가량을 장부에 기재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아베파를 포함한 자민당의 여러 파벌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열면서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분의 돈을 다시 넘겨주는 등의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보고 지난달부터 수사를 벌여 왔다. 검찰은 그동안 유사한 사건에서 정치자금 부실 기재 액수가 수천만엔 규모이면 의원을 체포하지 않고 약식 기소한 경우가 많았으나, 이케다 의원은 증거 인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례적으로 휴일에 체포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도쿄지검은 이케다 의원 사무소 관계자들이 의원 지시에 따라 수사받기 전에 비자금 관련 기록을 의도적으로 폐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보도했다.

이케다 의원이 전격적으로 체포되면서 비자금 규모 4천만엔(약 3억6천500만원)이 입건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베파에서는 이케다 의원 외에 오노 야스타다 의원과 다니가와 야이치 의원이 비자금으로 4천만엔 이상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도쿄지검은 두 의원을 입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르면 이번 주에 '정치쇄신본부'를 당내에 설치해 정치자금 개혁 방안을 논의하고 신뢰를 회복할 방침이지만, 파벌 소속 여부 등에 따라 의원 간 견해차가 커서 구체적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아울러 야당이 이달 말 소집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기국회에서 정치자금 문제를 적극적으로 추궁하겠다고 예고한 점도 자민당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각료를 지낸 한 정치인은 "확실한 개혁을 보여주지 않으면 자민당의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