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이서 음료 3잔에 케이크 2개 시켰다고 쫓겨났습니다"

가족 4명이서 3만7000원어치 메뉴 주문
"장모 속 안 좋아 케이크 대신했다" 말에도
"1인 1음료 주문이 원칙…나가서 드시라"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들어 '1인 1 음료'라는 운영 방침을 내건 카페들이 우후죽순 생겨난 가운데, 이를 따르지 않아 한 카페에서 쫓기듯이 나와야 했다는 손님의 사연이 전해졌다.

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연자 A씨는 장모와 아내, 아들과 함께 새해를 맞아 절에 있는 한 카페를 찾았다.당시 A씨 가족은 속이 불편했던 장모를 제외하고 음료 3잔과 케이크 2개를 주문했다. 이에 4명이 총 3만7000원어치 메뉴를 주문했다고 한다.

하지만 준비된 음료와 케이크를 받으러 간 A씨는 당황했다. 방문객은 4명인데 포크는 3개만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A씨는 카페 측에 "포크를 1개 더 달라"고 요청했으나, 직원은 "카페 원칙상 음료를 3잔만 주문해서 포크를 더 줄 수 없다"고 거절했다.카페 운영 방침이라는 직원의 말에 A씨는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데 곧 다른 직원이 자리로 다가와 "4명인데 음료를 3잔만 주문했다"며 "한 잔 더 주문해야 한다"고 안내한 것.

이에 A씨는 "장모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음료 대신 케이크를 주문했다"고 부연했다. 그런데도 카페 직원은 "1인 1 음료 주문이 원칙이다. 케이크만 주문한 경우 가게 내부에서 드실 수 없으니 나가서 드시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 가족은 음료와 케이크를 모두 포장해 카페에서 쫓겨나게 됐다고 주장했다.이 같은 사연을 접한 백성문 변호사는 "1인 1 음료 방침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면서도 "1인 1 음료를 고집하는 이유는 객단가 때문인데, 음료 대신 케이크를 샀으면 (카페 측에서) 그 원칙을 깨는 게 정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직원이 너무 융통성이 없었던 거 같다"며 "오히려 손님을 쫓아낸 일이기 때문에 카페에 전혀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커피보다 비싼 디저트를 주문했음에도 '1인 1음료' 원칙을 위해 음료 한 잔을 더 시켰다는 황보의 사연. /사진=황보 인스타그램 캡처
이처럼 1인 1메뉴 주문을 해야 한다는 일부 카페의 원칙에 대한 불만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원칙은 '카페 방문 시 필수적으로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났으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뒤따른다.지난해 8월에는 샤크라 출신 가수 황보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일 비싼 팥빙수 시켰는데 인원수 맞춰 시키라고 한다"며 "팥빙수 가격이 음료 4잔을 마시는 것보다 더 비쌌다"고 토로했다. 황보는 대구의 한 카페를 방문했다가 이런 일을 겪고 결국 1인 1메뉴를 주문하기 위해 커피까지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