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투자금 몰리는 소형주 ETF, 美증시에 나타난 '1월 효과' [글로벌 ETF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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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TF 트렌드
새해 첫 주 소형주 ETF로 자금 이동
소형주가 대형주 앞지르는 '1월 효과' 나타나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미국 증시에서 '1월 효과'로 소형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월 효과는 매년 1월마다 소형주 주가가 급격히 치솟는 현상을 뜻한다. 특별한 모멘텀이 없어도 소형주에 투자금이 대거 유입한다는 가설이다. 1월 효과에 따라 오는 2월까지 소형주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5일까지 새해 첫 주 동안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주 관련 ETF에서 28억 100만달러가 순 유출했다. 반면 소형주 관련 ETF에는 22억 3700만달러 순유입됐다. 대형주에 담은 투자금이 소형주로 유출된 것으로 풀이된다.이 기간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러셀2000 ETF(티커명 IWM)'에 8억 6030만달러 순유입됐다.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주식을 담은 '아이셰어즈 MSCI 신흥시장(중국 제외) ETF'에도 2억 1460만달러가 유입됐다. 투자자들은 '페이서 미국 소형주 현금흐름 100 ETF(CALF)'에도 1억 2000만달러가 순유입했다. CALF는 S&P 소형주 600 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현금흐름이 큰 상위 100대 종목에 투자하는 ETF다. S&P 중형주 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 미드캡 400 ETF(MDY)'도 1억 1400만달러 순 유입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1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반응이다. 1월 효과는 연초에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1~2개월간 소형주·중형주 주가가 대형주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는 계절적인 현상을 의미한다. 특히 12월에 비해 주가가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1942년 투자자 시드니 와첼이 처음 발견한 현상이다. 1925~1942년 매년 1월마다 소형주가 대형주를 앞지르는 현상을 관측했다.
와첼에 이어 미국 투자은행(IB) 살로몬 브라더스는 1972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1월마다 러셀 2000지수를 기준으로 변동 폭을 관측한 결과, 소형주 주가 상승률 평균값이 대형주를 0.82%포인트 앞지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후속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1월 효과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1월 효과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첫째는 기관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을 위해 연말에 소형주를 매각하고, 연초에 다시 매수한다는 설명이다. 소형주가 대형주에 비해 손바뀜이 적은 탓에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하는 1월에 주가가 치솟는다.
펀드 매니저가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가입자의 불만을 회피하려는 전략이다. 연말에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소형주 비중을 줄이고, 애플, 구글 등 대형주를 담는다. 결산이 끝난 뒤 대형주를 다시 매도하고 1월부터 소형주를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는 식이다.
결산 시점에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실적이 저조한 소형주를 집중적으로 매도하는 '윈도 드레싱'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연말에 손실이 난 소형주를 매도하면서 자본소득세를 절감한다. 자본 손실을 기록해서 과세 대상 금액을 줄이는 셈이다. 세액 징수 기간이 지난 뒤 소형주를 다시 매수한다. 유통 주식 수가 적은 탓에 이전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일 수 있다.해가 바뀔 때마다 투자 심리가 과열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연말 성과급을 수령한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늘린다는 주장이다. 새해에 대한 기대감에 낙관론도 퍼진다. 시장에 이 자금이 유입되면 증시 전반에 걸쳐 상승세가 나타난다. 소형주의 경우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탓에 같은 금액을 투자해도 대형주보다 상승 폭이 크다.
일각에서는 1월 효과는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세기 초 시장 정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만 적용되는 법칙이라는 비판이다. 2017년 골드만삭스는 지난 30년 간의 주가 데이터를 활용해 1월 효과를 측정했다. 1월에 S&P500이 상승한 해는 17차례(57%)였고, 하락한 해는 13차례로 집계됐다. 동전 던지기와 비슷한 확률(50%)에 가까웠다.
바턴 말킬 프린스턴대 경제학장은 "거래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1월 효과로 투자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사실상 착시현상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새해 첫 주 소형주 ETF로 자금 이동
소형주가 대형주 앞지르는 '1월 효과' 나타나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미국 증시에서 '1월 효과'로 소형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월 효과는 매년 1월마다 소형주 주가가 급격히 치솟는 현상을 뜻한다. 특별한 모멘텀이 없어도 소형주에 투자금이 대거 유입한다는 가설이다. 1월 효과에 따라 오는 2월까지 소형주 주가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간)부터 5일까지 새해 첫 주 동안 미국 증시에 상장된 대형주 관련 ETF에서 28억 100만달러가 순 유출했다. 반면 소형주 관련 ETF에는 22억 3700만달러 순유입됐다. 대형주에 담은 투자금이 소형주로 유출된 것으로 풀이된다.이 기간 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러셀2000 ETF(티커명 IWM)'에 8억 6030만달러 순유입됐다.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주식을 담은 '아이셰어즈 MSCI 신흥시장(중국 제외) ETF'에도 2억 1460만달러가 유입됐다. 투자자들은 '페이서 미국 소형주 현금흐름 100 ETF(CALF)'에도 1억 2000만달러가 순유입했다. CALF는 S&P 소형주 600 지수에 편입된 기업 중 현금흐름이 큰 상위 100대 종목에 투자하는 ETF다. S&P 중형주 지수를 추종하는 'SPDR S&P 미드캡 400 ETF(MDY)'도 1억 1400만달러 순 유입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1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반응이다. 1월 효과는 연초에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1~2개월간 소형주·중형주 주가가 대형주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는 계절적인 현상을 의미한다. 특히 12월에 비해 주가가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1942년 투자자 시드니 와첼이 처음 발견한 현상이다. 1925~1942년 매년 1월마다 소형주가 대형주를 앞지르는 현상을 관측했다.
와첼에 이어 미국 투자은행(IB) 살로몬 브라더스는 1972년부터 2000년까지 매년 1월마다 러셀 2000지수를 기준으로 변동 폭을 관측한 결과, 소형주 주가 상승률 평균값이 대형주를 0.82%포인트 앞지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후속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1월 효과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1월 효과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첫째는 기관투자가들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을 위해 연말에 소형주를 매각하고, 연초에 다시 매수한다는 설명이다. 소형주가 대형주에 비해 손바뀜이 적은 탓에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하는 1월에 주가가 치솟는다.
펀드 매니저가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가입자의 불만을 회피하려는 전략이다. 연말에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소형주 비중을 줄이고, 애플, 구글 등 대형주를 담는다. 결산이 끝난 뒤 대형주를 다시 매도하고 1월부터 소형주를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는 식이다.
결산 시점에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실적이 저조한 소형주를 집중적으로 매도하는 '윈도 드레싱'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연말에 손실이 난 소형주를 매도하면서 자본소득세를 절감한다. 자본 손실을 기록해서 과세 대상 금액을 줄이는 셈이다. 세액 징수 기간이 지난 뒤 소형주를 다시 매수한다. 유통 주식 수가 적은 탓에 이전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사들일 수 있다.해가 바뀔 때마다 투자 심리가 과열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연말 성과급을 수령한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늘린다는 주장이다. 새해에 대한 기대감에 낙관론도 퍼진다. 시장에 이 자금이 유입되면 증시 전반에 걸쳐 상승세가 나타난다. 소형주의 경우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탓에 같은 금액을 투자해도 대형주보다 상승 폭이 크다.
일각에서는 1월 효과는 착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세기 초 시장 정보가 불투명한 상황에서만 적용되는 법칙이라는 비판이다. 2017년 골드만삭스는 지난 30년 간의 주가 데이터를 활용해 1월 효과를 측정했다. 1월에 S&P500이 상승한 해는 17차례(57%)였고, 하락한 해는 13차례로 집계됐다. 동전 던지기와 비슷한 확률(50%)에 가까웠다.
바턴 말킬 프린스턴대 경제학장은 "거래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1월 효과로 투자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사실상 착시현상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