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증권사 '미팅 지침' 세워…"IPO·M&A 가이드라인 따라야"

CA협의체도 본격 활동 시작
CEO·임원 인사도 곧 단행
▶마켓인사이트 1월 9일 오후 3시 5분

사진=뉴스1
카카오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절차라며 주요 증권사에 인수합병(M&A) 미팅 지침을 따라달라고 요구했다. 독립기구인 CA(기업조정)협의체를 통한 쇄신 강도도 한층 높이기로 했다. 김범수 창업자(사진)가 느슨했던 계열사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혜령 카카오 신임 재무그룹장(CFO)은 최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미팅 가이드라인을 담은 이메일을 발송했다. 최 CFO는 이메일에서 “향후 카카오와의 모든 미팅은 재무그룹실을 통해달라”고 요청했다. 미팅 희망 일자와 제안 내용, 참석자 구성 등에 대한 상세 정보도 요구했다. 투자은행(IB)과의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논의 과정을 체계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미팅 가이드라인까지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주요 의사결정 과정을 통제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인다”고 말했다.CA협의체를 통한 계열사 통제 수위도 한층 높일 계획이다. 카카오는 다음달부터 매달 CA협의체가 주도하는 ‘그룹협의회’를 정례화할 계획이다. 수시로 쇄신 전략을 논의하고 의결, 실행 상황을 점검하는 형태로 운영할 것으로 전해졌다. 큰 틀의 종합 쇄신안을 내놓기보다 그때그때 효과적이라고 판단하는 전략을 내놓고 실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CA협의체는 카카오그룹의 내부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일종의 컨트롤타워다. 그동안 조율과 권고 수준으로 움직였다면, 올해부터는 경영 주요 사항을 관여하는 형태로 개편한다. 김 창업자와 정신아 카카오 대표 내정자가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카카오는 조만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교체, 임원 인사 등을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CA협의체의 역할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CA협의체 산하에 계열사 CEO를 비롯해 임원 인사를 지원하는 총괄 부서를 만들고 있다.

하지은/정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