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함 띄우고 위성 발사…대만, 전국민에 경보 발령

中, 총통선거 앞두고 군사 압박
농수산물 등 무역 제재도 검토
중국이 오는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을 군사적으로 압박했다. 무역 제재 확대도 예고했다.

자유시보, 타이완뉴스 등 대만 매체는 9일 대만 국방부 발표를 인용해 전날 오전 6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대만군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10대와 군함 4척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군용기 10대 중 J-16 전투기 두 대는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서남공역에 진입했다가 중국 쪽으로 되돌아갔다. 올 들어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포착된 인민해방군 군용기는 67대, 군함은 36척으로 집계됐다.대만해협의 중간선을 침범한 군용기는 없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이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뒤 1955년 미국 공군 장군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인민해방군 군용기와 군함을 포착한 직후 대만군은 전투기를 출격시키고 기체 추적을 위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 해역에 함정을 파견해 인민해방군 함정들의 움직임을 추적했다.

대만 국방부는 또 이날 오후 중국이 위성을 발사했다며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국가급 경보’를 내렸다. 국방부는 메시지에서 “중국이 위성을 발사해 남부 상공을 통과했으니 주민들은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며 “불명확한 물체를 발견하면 즉시 경찰과 소방에 신고해 달라”고 했다. 국방부는 경보 메시지를 발송하면서 영문으로 ‘대만 상공에 미사일 비행’이라고 표기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중국 CCTV는 이날 오후 3시3분께 쓰촨성 위성발사센터에서 ‘아인슈타인’이라는 새로운 천문위성을 창청 2호 운반 로켓에 실어 발사했고, 위성이 궤도에 순조롭게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홈페이지를 통해 ‘양안 경제협력기본협정(ECFA)’과 관련해 “대만산 농수산물, 기계류, 자동차 부품, 섬유 등에 대한 관세 감면을 중단하는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대만산 화학제품 12개 품목에 대해 ECFA에 따라 적용하던 관세 감면을 중단하고 현행 규정에 따른 세율을 부과한다고 밝힌 데 이어 관세 감면 중단 품목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중국과 대만은 2010년 체결한 ECFA에 따라 대만산 267개, 중국산 539개 품목에 대해 무관세나 낮은 관세 혜택을 적용해 왔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