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민 "'혼례대첩' 시즌2 안 나올까요?" [인터뷰+]

KBS 2TV 월화드라마 '혼례대첩' 맹삼순 역 배우 정보민
배우 정보민/사진=아우터유니버스
현대로 따지자면 잘나가는 웹소설 작가였다. 오죽했으면 "그 소설을 읽은 처녀들이 백마 탄 세자만 기다리다 눈만 높아졌다"는 말도 안 되는 해괴한 양반들의 발상으로 한성부 종사관에게 쫓길 정도. 여자는 글도 써서는 안 된다는 시대에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글을 쓰고, 책 납품을 위해 남장까지 하는 하지만 사랑 역시 진취적인 캐릭터가 배우 정보민이 연기한 KBS 2TV '혼례대첩' 속 맹삼순이었다.

'혼례대첩'은 조선시대 청상부마와 청상과부가 만나 원녀, 광부 '혼례 대작전'을 펼치는 고군분투 중매 코믹 멜로드라마다. 삼순은 조선 최고의 원녀 자매로 불리는 맹박사 댁 세 딸 중 막내다. 언니들은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혼인을 거부하지만, 삼순은 그런 언니들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혼인을 하고, 본인 역시 로맨스를 꿈꾸는 인물이다.지난해 삼순으로 살아왔던 정보민은 "아직도 끝났다는 게 너무 아쉽다"며 "시즌 2는 없나. 번외 단막극이 있다면 그거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다"면서 아직도 '혼례대첩'을 떠나보내기 힘들다면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배우들끼리 합도 정말 좋았고, (하수진) 작가님께서도 삼순이를 애정을 갖고 써 주셨어요. 그래서 이 역할에 대한 애정도, 욕심도, 아쉬움도 큰 거 같아요."

눈이 반달이 되는 환한 미소가 매력적인 정보민은 실제 모습도 삼순 그 자체였다. 그 역시 "오디션을 볼 때 (황승기) 감독님이 '너, 대본 미리 받았니?'라고 할 정도긴 했다"며 "저도 삼순이 상상을 잘하는 거 빼곤 제 모습 그 자체인 거 같다. 대본을 보면서 '이거, 나잖아'하는 생각부터 들었다"면서 '혼례대첩'에서 튀어나온 거 같은 환한 미소를 보여줬다.
배우 정보민/사진=아우터유니버스
"중학교 때 MBC '해를 품은 달'을 보며 연기자를 꿈꾸게 됐다"는 정보민은 "그때 대본집을 구해 연습하곤 했는데, 이렇게 사극을 이렇게 찍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면서 벅찬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상상력이 뛰어난 삼순은 종사관 정순구(허남준 분)와 로맨스를 상상하며 자객이 되기도 하고, 쫓고 쫓기는 육탄전을 벌이기도 한다. 하나의 캐릭터로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민은 "그게 삼순의 최대 매력이었다"고 꼽았다. 정보민은 "캐릭터를 준비하며 여러 장르를 맛볼 수 있었다"며 "제가 그동안 배우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배웠다"고 말했다.

"글을 쓰는 작가다 보니 붓글씨 쓰기부터 사슴을 그려 건네주는 장면을 연습하느라 집에 사슴이 수백마리가 있어요.(웃음) 몸은 따라주지 않지만, 무술 수업도 재밌었고요. 와이어도 처음 경험했는데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 모든 것들이 행복했어요.'혼례대첩'을 하며 '언니들'로 인연을 맺은 맹하나 역의 정신혜, 맹두리 역의 박지원과는 "실제로는 언니가 없는데, 언니가 있는 막냇동생의 마음을 알았다"면서 "진짜 자매 같았다"면서 돈독했던 관계를 자랑했다. 특히 정신혜에 대해선 "박지원과는 동갑인데, 저희끼리 '약방 언니'라고 할 정도로 피곤해 보이면 비타민을 꺼내 주시고, 감기 기운이 보이면 감기약을 사주고 그랬다"며 "언니가 또 슈퍼 J라 어딜 가든 든든하고, 의지가 많이 됐다"면서 고마움을 드러냈다.

귀여운 막내딸 삼순의 활약에 주인공 심정우(로운 분), 정순덕(조이현 분) 커플만큼이나 그와 순구의 로맨스를 응원했던 시청자들이 적지 않았다. 정보민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반응이 좋아 깜짝 놀랐다"며 "인스타그램, 엑스에 재밌게 올려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찾아보곤 했다"고 고백하며 웃었다.

"사극 촬영장은 더울 땐 덥고, 추울 땐 추운데요.(웃음) 그래도 맹박사 집은 그늘이 있어서 더위도 피할 수 있고, 주변에서 많이 도움을 주셨어요. 힘들었던 촬영이요? 11월에 물에 빠지는 장면을 찍긴 했는데, 그래도 지나고 보니 다 즐거웠던 기억이에요. 힘들었다고 생각나는 게 하나도 없어요."
배우 정보민/사진=아우터유니버스
2019년 최고 회차 조회수 540만회를 기록한 웹 드라마 '트리플썸'의 여주인공으로 데뷔해 주목받은 정보민은 이후 꾸준히 작품 활동하긴 했지만 "'혼례대첩'을 만나기 전 힘든 시간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제 그런 시간은 다 끝난 거 같다"며 "이제 제 삶이 건강하다는 걸 느끼고, 매일매일에 만족하며 앞으로 어떤 행복을 알아가며 살아갈지 생각을 한다"고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흔들림은 있겠지만 무너지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좋은 배우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