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윤영찬, 탈당 선언 직전 "남겠다"…마음 바꾼 이유

10일 민주당 탈당 앞두고 돌연 '잔류' 선언
이원욱, 김종민 "당혹스럽고 안타깝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 4명 중 3명이 10일 탈당을 선언한 가운데, 윤영찬 의원만 잔류 의사를 밝혀 배경 관심이 쏠린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원칙과 상식 3인방(이원욱·김종민·조응천)과 민주당을 탈당할 예정이었지만, 갑자기 결정을 바꿨다.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저는 오늘 민주당에 남기로 했다"며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 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고 밝혔다. 그는 "선산을 지키는 굽은 나무처럼 비바람과 폭풍우를 견뎌내고 당을 기어이 재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윤 의원은 이어 "신당의 가치와 염원에 대해 동의한다"면서 "(원칙과 상식이) 성공하시길 바란다. 이분들에게 누구도 돌멩이를 던질 자격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신당에 합류하지 않고 당내에 남아 당 지도부를 향한 비판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사진=연합뉴스
윤 의원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원칙과 상식 의원들과 동반 탈당할 계획이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9시40분 국회 탈당 기자회견에 앞서 MBC 라디오에 출연해 "(원칙과 상식) 4명 모두 탈당할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이 라디오에 출연할 때까지만 해도 윤 의원이 잔류 의사를 굳힌 걸 몰랐던 것이다. 윤 의원의 '잔류 SNS 글'은 이 의원의 라디오 출연 이후 올라왔다.

이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동행동을 하자고 강조하며 절대 흐트러짐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 있었다"며 "그게 오늘 아침 갑자기 깨져서 당혹스럽고 안타깝다"고 했다. 김 의원도 "최종적으로 오늘 오전 윤 의원이 저희한테 얘기했다"며 "4명이 모두 함께해 온 과정을 들춰보면 당혹스럽고 정말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 의원의 잔류에 대한 구체적인 배경을 두고선 "윤 의원의 개인적인 문제"라며 말을 아꼈다.정치권에서는 윤 의원이 잔류하기로 결심한 배경에 최근 지역구 이슈가 있다고 보고 있다. 친명(친이재명) 인사인 현근택 변호사는 윤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구에서 출마 준비를 해왔다. 하지만 현 변호사는 최근 한 지역 정치인의 여성 비서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당 윤리감찰단이 조사에 나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윤 의원이 잔류하기로 한 이유가 현 변호사 감찰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현 의원에 대해 공천 '컷오프'를 건의하는 친명 좌장 정성호 의원에게 이재명 대표가 "너무 심한 거 아닐까요?"라고 문자를 주고받는 장면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