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화 증거"·"징계수위 흥정"…이재명·정성호 문자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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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성희롱 논란' 현근택 컷오프 거론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성호 의원이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 징계 수위를 두고 나눈 대화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을 선언한 이원욱 의원은 이들의 대화에 대해 "사당화의 증거를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너무 심한 거 아닐까요?"
이 의원은 10일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의 윤리 감찰 시스템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측근 의원과 당 대표가 둘이서 증거에도 남을 문자 메시지로 후보자나 당원에 대한 징계 수위까지 논의된다는 건 공당으로서 있을 수가 없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앞서 전날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 대포와 현 부원장의 징계 수위를 두고 텔레그램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데일리가 보도한 사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정 의원에게 "현근택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라고 물었고, 정 의원은 "당직 자격정지는 되어야 하지 않겠나. 공관위 컷오프 대상"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대표는 "너무 심한 것 아닐까요"라고 물었고, 정 의원은 "그러면 엄중 경고. 큰 의미는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대표의 말에 정 의원이 현 부원장에 대한 징계 수위를 대폭 낮춘 것이다.
전날 친이낙연계 모임 '민주주의 실천행동'도 '징계대상자의 징계 수위를 당 대표와 측근이 흥정하는 민주당'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민주당 윤리위는 당 대표와 측근의 하수인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대의기관과 집행기관으로부터 독립된 기구라는 점을 민주당 당헌은 천명하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이 대표가 측근인 정 의원 사이에 나눈 대화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들이 의견을 나눈 것은 징계 여부나 윤리위 회부 여부가 아니라 징계 수위에 대한 흥정"이라며 "이번 사건을 통해 과연 민주당에 민주적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부정부패 연루자의 당직 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를 무시하고 무력화한 전력이 있다"며 "민주당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일련의 사건을 보면 민주당은 대표와 측근이 당헌·당규를 초월해 지배하는 독재 정당, 민주적 시스템이 무너진 반헌법적 집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당 지도부는 이 같은 대화 내용이 의견 수렴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에 출연해 "중진 의원 한 분에게 의견을 물어본 것"이라며 "정 의원이 무슨 결정권을 가진 분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타진해보거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윤리감찰단은 현 부원장에 대한 윤리 감찰에 착수했다. 홍 원내대표는 "가장 원칙적인 입장에서 판단해 결론을 신속하게 낼 생각"이라며 이른 시일 내 징계 수위에 대해 판단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