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이 와서 살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터져 나온 한탄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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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정책 방향 긍정적"정부가 지방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책을 내놨습니다. 시장에서는 '세컨드 하우스'로 불리는 '세컨드 홈'이 방안입니다. 아직 세부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만 단순하게 부동산 관련 세금 부담만 덜어준다고 해서 정책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흥행시킨 '예산시장' 같은 관광 자원이 필수적이란 설명입니다.
"단순 매입 혜택만으론 부족, 관광 자원 개발 등 필요"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24 경제정책방향에서 '세컨드 홈'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 집을 사면 주택 수로 치지 않겠단 게 정책의 주요 내용입니다. 1주택자가 해당 지역 집을 사면 여전히 1주택자로 간주해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에서 세제 감면을 받을 수 있습니다.문제는 세금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만 가지고는 매수자들을 움직일 수 없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이미 집을 가지고 있는 1주택자가 추가로 주택을 매수하는 이유는 투자 가능성이 더 높아서입니다.
일자리도, 관광지도 없는 허허벌판인 군(郡) 단위 지역에 집을 산다 한들 별장의 개념인 '세컨드 홈'의 기능도 다 하지 못할뿐더러 시세 차익은 더더욱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세컨드 하우스 열풍이 불었을 때 주목받았던 지역은 강원도, 제주도 등 관광자원이 풍부한 곳이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무것도 없는 지역에 있는 집을 누가 사겠느냐"며 "대체로 인구가 줄어드는 곳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곳"이라고 지적했습니다.당장 일자리 창출이 어렵다면 인구감소지역에선 결국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세컨드 홈 정책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전망입니다. 대표적인 지역이 충남 예산군입니다.
예산군청이 지난해 시장 운영자료를 통해 빅데이터 상권분석을 실시한 결과 작년 1월 예산시장이 문을 연 이후 다른 도시에서 예산군을 찾은 비율은 48.9%로 집계됐습니다. 내비게이션 이동 현황도 함께 분석했는데 예산군을 방문한 건수는 전년 대비 2.2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스타그램 등 개인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예산시장이 언급된 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 넘게 늘면서 전국 규모 시장만큼 인지도가 높아졌습니다.
일자리 등을 통해 지역에 상주하면서 거주하는 인구를 늘리기 어렵다면 관광자원을 개발해 외부에서 찾아오는 유동 인구를 늘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 것입니다. '지방 대표 시장마다 백종원이 와서 살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예산군청 관계자는 "예산시장 개장과 관련한 경제적 효과에 대한 통계는 용역을 줄 예정이라 아직 수치적인 부분으로 언급하긴 어렵다"면서도 "시장 주변으로 주차할 곳이 없고 차량 통행량이 급격하게 늘어나 차가 막히는 것 등을 고려하면 관광 콘텐츠의 위력이 체감된다"고 말했습니다.예산군청처럼 더본코리아와 손잡은 지자체는 꽤 있습니다. 경북 문경시, 상주시, 전남 강진군 등입니다. 더본코리아와 지역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습니다. 강진군창 관계자는 "관광자원 개발을 통해 생활인구가 지역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며 "정부의 세컨드 홈 정책 또한 지방 소멸 방지와 지역 경제 활성화가 목적인만큼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천사 날개 벽화나 출렁다리, 모노레일 등 이미 구시대적인 관광자원으로는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미디어 아트나 최근 흥행한 예산시장 등으로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방이 사라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한편 '세컨드 홈'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오는 7월 정부가 세법 개정안을 발표할 때 확정될 전망입니다.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89개 기초자치단체는 경기(가평군·연천군), 인천(강화군·옹진군), 부산(동구·서구·영도구), 대구(남구·서구) 등입니다. 수도권에 속하는 9곳을 제외한 80곳은 특례지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인 적용 가액이나 적용 지역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