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왜 전체 최적을 추구하며 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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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A27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사장MZ세대(밀레니얼+Z세대) 특징의 첫 번째 키워드는 ‘개인’이다. 모든 가치와 판단의 중심에 ‘나’라는 개인이 있다는 말이다. 개인의 존엄성을 중요시하고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며 산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기도 하지만 함께 사는 ‘사회적 삶’이라는 측면에서 더 살펴봐야 할 점이 있는 것 같다.
만약 모든 운전자가 교통신호를 안 지키고 달린다면 도로는 어떻게 될까? 다소 극단적인 질문이지만 ‘부분 최적과 전체 최적의 의미’에 대한 설명을 대신하는 데 적절한 예가 될 것이다. 개인은 신호를 기다리지 않고 ‘논스톱’으로 가는 것이 제일 좋지만(부분 최적), 많은 사람이 운전하는 상황에서는 사고 예방을 위해 교통신호 체계를 도입해 모두의 안전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전체 최적). 이 경우 개개인(부분)이 시간 손실이라는 약간의 희생을 감수해야 전체 최적을 이룰 수 있게 된다.신호가 바뀌었는데도 꼬리를 물고 운행하는 차량을 종종 본다. 신호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짜증스러워지거니와 큰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대형 사고에 신호 위반이라 100% 본인 과실이기 때문에 보험 처리도 되지 않을 것이다. 1분 빨리 가려다 인생을 망가뜨리는 어리석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남보다 더’ ‘남보다 먼저’를 얌체같이 취하려는 사람들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좁고 단견적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가 묵묵히 주인의 행동을 충실하게 돕는 덕에 여러 활동이 가능한 것을 보면 놀랍듯 사람은 세상의 수많은 존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살아간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자신이 먹고, 입고, 보고, 즐긴 모든 것이 나 아닌 다른 존재들의 노력으로 이뤄진 ‘덕분에’ 그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므로 올바른 삶의 방향은 나와 연결된 이 세상의 모든 존재와 공존하며 살 수 있도록 전체 최적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라 하겠다. 전체 최적의 길은 여러 가지 선택 가능한 상황에서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또 나와 주변 사람 모두에게 좋은 방안을 찾고, 양보를 통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전체 최적을 추구하며 살아가려면 다음 세 가지를 갖춰야 한다. 우선 지금만이 아니라 지속적인 미래를 볼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이어 다른 사람들의 욕구와 처지를 느끼고 양보할 수 있는 공감 능력, 긴 인생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실행해 갈 수 있는 의지력도 겸비해야 한다.
통찰력과 공감 능력, 의지력을 갖추고 전체 최적의 삶을 살아가면 개인의 삶과 가정의 삶이 행복해질 것이며,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는 회사는 지속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다져진 사회는 살기 좋은 세상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