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축구] ②이란 징크스 깨고 일본 격파…클린스만호 우승 시나리오

이란과 5회 연속 8강 대결 '악연'…이번에도 8강서 만날 듯
결승 오르면 한일전 가능성…'전설의 1군 맞대결'
'이란을 넘고, 일본을 격파하라!'
한국 축구가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의 숙원을 이루려면 '난적' 이란과 '숙적' 일본을 모두 물리쳐야 할 전망이다. 한국은 1956년 제1회 대회와 1960년 제2회 대회를 연거푸 휩쓸면서 아시아의 맹주로 우뚝 섰지만 이후 15차례 대회에서 준우승(1972·1980·1988·2015년) 4차례, 3위(1964·2000·2007·2011년) 4차례만 차지했을 뿐 우승은 이루지 못했다.

한국이 오랜 시간 제자리걸음 하는 동안 일본(4회), 사우디아라비아, 이란(이상 3회·이상 통산 우승 횟수)이 아시아 무대의 강자로 떠올랐다.

한국은 아시안컵에서 중동의 '모래바람'을 뚫지 못해 탈락한 경우가 많았다. 그중에서도 이란을 상대로는 특히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한국은 이란과 역대 전적에서 10승 10무 13패를 기록 중인데, 아시안컵 본선 전적에서도 3승 1무 3패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1996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 8강전에서는 이란에 무려 2-6의 점수로 참패하기도 했다. 한국의 아시안컵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 기록이다.

이란 팬들은 아직도 한국과 A매치가 펼쳐지면 '식스 투!'를 소리높여 외친다.

한국은 이란과 8강전에서 대결한 적이 많다. 특히 1996년 대회부터 2011년 카타르 대회까지는 5회 연속으로 8강에서 격돌하는 진기록이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과 이란은 8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 요르단, 바레인과 E조, 이란은 UAE, 홍콩, 팔레스타인과 C조로 묶였는데, 전력상 두 팀 모두 각 조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렇게 될 경우 두 팀 모두 16강에서 승리하면 8강에서 맞붙는 대진이 만들어진다.
한국은 최근 A매치에서 이란을 상대로 4경기 무패(1승 3무)를 기록하는 등 조금씩 우세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가장 최근인 2022년 3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 경기에서는 손흥민(토트넘)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뒀다.

최근 2경기에서 이란을 상대로 2경기 연속골을 폭발한 손흥민이 또 한 번 '페르시아 표범' 사냥에 앞장설지 주목된다.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 일본은 인도네시아, 이라크, 베트남과 D조로 편성됐다.

일본이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오른다면 호주나 사우디를 상대할 가능성이 큰 준결승전에 첫 고비가 될 전망이다.

한국과 일본 모두 계속 살아남아 쭉쭉 대진표를 타고 올라간다면 결승에서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한국과 일본은 아시안컵 결승에서 맞붙은 적이 한 번도 없다.
준결승 맞대결은 한 차례, 2011년 대회에서 이뤄졌는데 한국은 당시 120분 동안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에서 0-3으로 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한국은 일본과 통산 상대 전적에서 46승 23무 16패로 크게 앞서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일본이 대등한 승부를 펼쳐왔다.

최근에는 한국이 2021년 3월에 일본 요코하마에서 치른 평가전과 2022년 7월 나고야에서 가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경기에서 잇따라 0-3으로 패해 자존심을 구겼다.

두 팀이 유럽파 핵심 자원까지 모두 포함한 '최정예'로 맞붙은 것은 지난 2011년 한국이 0-3으로 패한 '삿포로 참사'가 마지막이다.

동아시아 축구의 '양대 산맥'인 두 나라는 이후 완전한 전열로 서로를 상대한 적이 없다.

이번 대회 결승에서 맞붙는다면, 13년 만에 '전설의 한일 1군 맞대결'이 펼쳐지는 셈이다.
손흥민(토트넘)은 31살에야 생애 첫 A매치 한일전을 경험하게 된다.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한일전에 출격한 적이 없다.

2011년 삿포로 참사 때는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고, 2021년 요코하마 평가전 때는 햄스트링 부상 중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에서는 손흥민과 '괴물' 김민재(뮌헨), 공수에 포진한 두 월드클래스 선수가 단연 돋보인다.

일본은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미나미노 다쿠미(모나코) 등 견고한 미드필더진이 자랑거리다.

미토마와 구보가 각각 발목, 허벅지 부상 중인 점은 일본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베팅 업체 베트365는 아시안컵 우승국을 맞추는 상품을 내놓으면서 일본에 가장 낮은, 한국에 그다음으로 낮은 배당률을 책정했다. 일본의 우승 확률이 더 높다고 본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