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리스크 커졌지만...금통위 선택지는 '동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잠시 후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엽니다.이번에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에서 묶어 8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데요.

연초부터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금리를 올리기도 어렵고, 가계부채 부담과 물가 부담에 금리를 내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합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전민정 기자, 전해주시죠.



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늘 오전 열리는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한은은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올린 이후 12월까지 일곱 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는데요.

시장과 경제·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통위가 해를 넘겨서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묶을 것이란 전망이 압도적으로 우세합니다.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 100명 중 98명이 오늘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동결을 전망한 응답은 지난해 11월 조사에서 96%였지만 이달에는 2%포인트 늘어 98%였고요.

또 지난 조사에선 10명 중 1명이 인상을 점쳤지만 이번엔 없었고 인하를 예상한 응답은 3%에서 2%로 1%포인트 줄었습니다.



채권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해 보자면, 인상 기대감은 거의 사라지고 인하 기대감도 약화됐다는 건데, 결국 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어려운, 동결 기조를 이어나갈 수 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네요.



네, 맞습니다.

일단 연초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게 태영건설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입니다.

오늘 마침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여부도 결정되는데요.

이러한 부동산PF 문제는 통화정책방향 결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요인이라고 시장은 보고 있습니다.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선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는데요, 때문에 한은이 섣불리 금리 인상에 나서기 부담스럽습니다.

앞서 신년사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일부 위험 신호가 감지되는 만큼 금융불안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고요.



또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마저 잠재성장률(2%)을 겨우 웃도는 수준으로 경제성장은 아직 더디다는 점도 금리 인상이 어려운 배경입니다.

그렇다고 기준금리를 곧장 낮출 수도 없는 상황인데요.

가계부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배가 넘고, 물가 상승세가 잡혔다고는 하지만 아직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해 마지막 금통위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긴축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오늘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도 '물가 안정'에 목표를 둔 매파적 동결 발언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부동산 PF 우려와 관련해서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당장 한은이 금리 인하로 대응할 정도는 아니라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이 총재도 시중의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고 현재까진 금융 시스템 위기로 번지지는 않았다는 점을 들어 '금리 인하'를 직접 언급하기 보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거시적 정책대응을 고려하겠다"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는 선에서 정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도 여전히 시장에선 1년간 금리가 동결되며 사실상 금리상승 사이클이 종료됐다고 보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큰 상황인데요. 그렇다면 언제 내릴 것이냐가 가장 관심이지 않겠습니까.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을 따져보려면 한미 금리차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현재 미국 기준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한국과의 금리 역전 폭은 2%포인트로, 역대 최대입니다.

국내 금리가 먼저 내려갈 경우, 한미 금리차는 더 벌어져 환율 상승을 자극할 수 있기 떄문에 미국보다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낮추긴 힘들 것 같고요.

그렇다면 미국이 금리를 내린 후 우리도 인하에 나서게 될 텐데, 아직은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큽니다.

일단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에선 오는 3월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64.5%로 보고 있습니다. 한 주 전 79%보다 낮아진 수준인데요.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엔 미국의 첫 금리 인하가 3월에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얼마 전 공개된 FOMC 의사록에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고, 지난달 미국 고용시장도 강세를 보이면서 미국이 빠르게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감은 꺾인 모습입니다.

따라서 미국의 경우 한동안 경기와 물가지표를 체크한 후 1분기가 지나고 5월이나 6월 정도는 돼야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고요.

결국 한은은 상반기까지는 국내 물가 추이와 부동산 PF 여파, 그리고 연준의 기조를 지켜보며 3분기부터나 금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입니다.

물가상승률도 3분기는 돼야 물가안정목표(2%)에 근접한 2%대로 내려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시장의 기대만큼 빠른 금리인하 가능성은 아직은 적은 분위기입니다.

다만 오늘 다수결로 동결이 결정되더라도, 금통위원 가운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언급한 소수 의견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듯 싶습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경제부 전민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