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이미 '윤석열보다 한동훈'…의정보고서 등에서 앞자리

"韓이 대통령보다 인기있어 유리"
사진 배치 등에서 더 비중 둬

민주당과 경합 심한 충청권에서 심해
"총선 가까워올수록 韓이 더 부각될 것"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진석 국민의힘 의원 블로그
충청권을 중심으로 여당 국회의원 의정보고회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의정보고회는 지역 주민들에게 국회 의정활동,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하는 자리다.

통상 대통령을 앞세우는 게 일반적이지만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만큼 총선에서 한 위원장을 내세우는 전략을 택하는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지난 8일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가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제21대 국회 의정보고 종합편의 표지로 한 위원장과의 사진을 사용했다. 의정보고회에서 한 위원장이 취임 초반에 언급했던 "함께 가면 길이 됩니다"를 직접 인용하기도 했다.

충주를 지역구로 둔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한 위원장과 자신의 셀카를 의정보고서에 포함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진과 같은 크기였다.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의정보고서에 한 위원장과의 사진을 2장 사용하며 윤 대통령보다 더 큰 비중을 뒀다. 한 위원장과의 대정부질문 사진을 포함해 엄 의원과 함께 찍은 '셀카'가 포함됐다.

의정보고회에서 한 위원장의 사진을 앞세운 이유에 대해 한 의원실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는 없고 지금 비대위원장이라서 썼다"면서도 "본인(의원)이 쓰시는 게 좋다고 해서 쓴 것"이라고 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한 위원장의 얼굴을 앞세울 것이라는 설명도 여당 후보자들 내에서 나오고 있다. 수도권에서 뛰는 여당의 한 예비후보자는 "총선이 다가올수록 한 위원장의 이미지를 가져가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나도) 한 위원장의 이미지를 내세우려 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당의 지지세가 팽팽한 충청지역이 먼저 여론에 발 빠르게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당 속성상 총선 득표율은 대통령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지금 대통령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다 보니 여론에 민감한 지역일수록 한 위원장을 당의 '얼굴'로 쓰려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