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경제지표·시작되는 실적시즌…"변동성 주의" [주간전망]

NH투자증권 "코스피 2490~2610 등락 전망"
"미 중앙은행 피봇 기대 과도 부각될 수 있어"

골드만삭스·TSMC 실적발표, 경제지표도 다수
"대만 총통 선거, 국내 증시 영향 제한적"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이번주 국내 증시는 미·중 경제지표 발표를 지켜보며 숨 고르기 장세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 TSMC 등 글로벌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점도 국내 증시에서 업종 및 개별 종목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NH투자증권은 14일 이번주 코스피지수가 2490~2610 구간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 월가에서 미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나오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투심을 자극하는 데 재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53.03포인트(2.05%) 내린 2525.05에 장을 마쳤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부담, 테슬라 주가 부진, 전기차 수요 위축 우려 등이 반영되면서 현물과 선물에서의 매물 출회가 확대됐다"며 "반도체, 2차전지 등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은 사고 기관은 팔았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한 주간 코스피를 2조2961억원 순매수했다. 대형IT주와 금융·유통업 등의 업종을 주로 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도 1조7190억원 담았다. 기관은 이 기간 3조8671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전날 뉴욕증시는 실적시즌을 앞두고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31% 하락한 3만7592.98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8% 오른 4783.83으로, 나스닥지수는 0.02% 상승한 1만4972.76으로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을 살펴보면 임의소비재, 헬스, 금융 관련주는 하락했지만 에너지, 부동산, 통신, 유틸리티, 기술 관련주는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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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투자자들은 미국 인플레이션을 바라보는 미 중앙은행의 시각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연설에서 "중앙은행이 물가 둔화에 상당한 성과를 이뤄냈지만, 인플레이션을 2%에 되돌리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남아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를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오는 3월 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이에 대한 전망이 후퇴하는 발언이 추가적으로 나올 경우 국내 주식시장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1월 미시간대 기대인플레이션 결과가 전월대비 하락한다면 미 중앙은행의 피봇 기대가 과도했다는 해석을 재부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작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시즌은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오는 16일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를 시작으로 17일 찰스 슈왑·US 뱅코프, 18일 TSMC 등의 실적이 발표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이익은 계절적으로 기업들의 빅 배스(부실요소 일시 반영), 해외 재고자산평가손익 반영 등으로 예상치를 밑도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 4분기 코스피 실적은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계절적 영향에 예상치 하회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지난 12일 밤 대만 신베이시 반차오 운동장에서 진행된 독립 성향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후보의 선거 전야 마지막 유세 현장 모습. /연합뉴스
대거 발표될 경제지표와 이벤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보스포럼(14일), 중국 12월 주택가격·중국 4분기 GDP(17일), 유로존 12월 소비자물가(17일), 미국 12월 소매판매·산업생산(17일), 미 중앙은행 베이지북 공개(18일), 미 1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20일) 등이 대기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12월 ISM 서비스업지수와 고용지수가 예상치를 밑돈 반면 사업활동지수는 전월치보다 오르는 등 엇갈렸다"며 "이에 따른 금리인하 시점 지연과 정책금리 인하 지속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는 이번주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미·중 갈등 심화 등 지정학 위험이 재부각될 수 있지만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의 경우 과거에도 국내 주식시장에서 제한적인 변동성만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대만을 경제적으로 제재하기에 녹록하지 않은 상태인 중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주식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