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인터뷰] 딥엑스 대표 "올해 대세는 AI, 내년은 온디바이스 AI"

애플·IBM·시스코 등 거치며 'AI 반도체' 부상 예견…"시장 한 번 뒤집겠다" 포부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팹리스) 딥엑스의 김녹원 대표는 "올해 대세가 인공지능이라면, 내년은 온디바이스 AI가 대세"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가격과 기술 측면으로 봤을 때 온디바이스 AI가 인공지능 시대의 본격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인공지능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센터는 개인정보 문제도 있지만, 데이터 이슈도 있다"면서 "5세대 이동통신(5G)이나 브로드밴드는 단선이 있을 때도 있고, 속도가 일정하지 않아 실시간 작업이 필요할 때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이날 CES 주최 측이 마련한 'AI에서 어려운 영역: 하드웨어와 칩' 패널 토크에 AI 반도체 업계 대표로 연단에 오르기도 했다. 브로드컴, IBM, 시스코, 애플 등 주요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를 거치며 시스템 반도체 설계로 이름을 알린 김 대표는 일찌감찌 'AI 반도체'의 부상을 예견했다고 한다.

그는 "박사과정 재학 당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주제로 논문을 썼고, IBM 왓슨 연구소에 있을 때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신경망처리장치를 만들기도 했다"면서 "그때 인공지능 기술이 전기처럼 사용하게 되는 날이 오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컴퓨터 1대에 40명이 들러붙어서 일을 했지만, 지금은 밥솥, 마우스에도 중앙처리장치(CPU)가 들어가지 않나"면서 "데이터센터 바깥의 모든 전자기기(엣지 디바이스)에 앞으로 인공지능이 들어가게 된다"고 바라봤다.
딥엑스는 CES 2024에서 작은 센서부터 서버까지 적용할 수 있는 AI 반도체 4종과, 이를 하나의 소프트웨어 프레임워크로 구동할 수 있는 개발 환경 'DXNN'을 선보였다.

보유한 기술의 강점으로는 전력 대비 성능 비율(전성비)을 꼽았다.

김 대표는 "주요 팹리스 중에 자체 신경망처리장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없다"면서 "딥엑스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흡사하거나 상회하는 인공지능 정확도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전력 대비 성능 효율에서도 최고의 기술을 확보했다"고 뽐냈다. 애플·시스코 출신답게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최적화에서의 강점도 강조했다.

그는 "애플이 안드로이드보다 더 높은 성능을 낸 데에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이해하는 엔지니어링 덕분"이라면서 "칩만 개발한 것이 아니라 애플의 문화를 이해하고 전략을 파악해서 이를 딥엑스에 적용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딥엑스의 AI 반도체는 많아야 수십 달러밖에 하지 않고, 가격도 계속 유지된다"며 단가 경쟁력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삼성전자와의 파운드리 협업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정에서 전성비가 최대치로 나왔다"면서 "앞으로 비즈니스 협력으로 확장하는 것까지 논의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AI 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지난해 엔지니어링 샘플로 원천기술을 입증했고, 40곳 넘는 글로벌 기업들에 하반기부터 양산 칩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2026년 엣지 AI 시장의 큰 파도 위에 올라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팹리스 중에서는 아직 세계적인 성공 사례가 없다. AI 반도체 시장을 한번 뒤집어 놓는 헤게모니 리더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함께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