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성공하려면…"K팝 아이돌 따라 하면 됩니다" [긱스]
입력
수정
"글로벌 진출에 성공하려면 K팝 아티스트를 따라 하면 됩니다."
미국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을 키워낸 정세주 눔 의장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성공 전략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정 의장은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서울 이노베이션 포럼 2024'에 참석해 "다국적 팀을 만들어 문화적 차이를 줄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K팝 아티스트를 보면 한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 성공방정식을 유추할 수 있다"며 "한국의 우수성을 잘 활용하되 글로벌 직원을 채용해 문화적 경계를 줄이면서 더 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2007년 미국 뉴욕에 헬스케어 스타트업 눔을 창업해 건강관리 앱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미국 GDP의 25%가 헬스케어에서 나온다"며 "AI 기술과 융합해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이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팀황 피스컬노트 대표도 이날 행사에서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의 성공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나스닥에 상장한 피스컬노트는 AI 기반 정책 법안 분석 및 예측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황 대표는 "챗 GPT는 훌륭한 발명품이지만 데이터 전문성이 없는 게 문제"라며 "오픈AI가 피스컬노트를 비롯해 여행, 의료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있는 만큼 스타트업에는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인이라는 게 약점이었지만 지금은 그 자체로 장점"이라며 "미국에서 중국을 견제하면서 한국에 더 기회가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조연설에는 윤송이 NC소프트 사장이 'AI 혁명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윤 사장은 "지난해 생성 AI가 산업혁명의 기틀을 다졌다면 올해부터는 AI가 철도, 전구, 통신망처럼 범용기술이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기 동력이 전기로 바뀌면서 현대식 공장이 출현했듯 AI가 산업의 틀을 완전히 새로 짜게 된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지금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100대 기업을 보면 대부분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들인데, 이 자리를 AI 네이티브 기업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중요한 것은 정부와 기업이 얼마나 AI 시대를 잘 준비하느냐다. 윤 사장은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을 미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AI 경쟁에 뒤처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챗 GPT가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하고 독도를 분쟁지역이라고 답했다"며 "LLM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다면 이런 이슈가 발생할 때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I 모델 개발에는 많은 자본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정부가 AI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또 "정부는 AI 기술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기술이 초래하는 위험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수 있는 규제 장치를 두어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간 중심의 신뢰할 수 있는 AI를 목표로 한다는 원칙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 기간에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쇼인 'CES 2024'의 주요 트렌드를 정리하는 세션도 진행됐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는 한 마디로 'AI CES'로 정리했다. 그는 "모든 산업이 AI로 전환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 CES였다"며 "디지털 헬스케어는 웰니스를 넘어 주문형·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혁신을 보여줬고, 에너지 단순히 소비하는 것에서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CES 현장에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위싱스는 만성 질환자들이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집에서 실시간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빔모'를 선보였다. 작은 리모컨처럼 생긴 빔모를 몸에 살짝 갖다 대면 체온부터, 숨소리, 맥박, 산소포화도, 심전도까지 즉시 측정되고, 의료 정보는 앱을 통해 의사에게 전달된다.
장동선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는 "AI 도입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CES에서 '인간안보' 기술에 하이라이트가 맞춰졌다"며 "안보(Security)는 개인의 정보나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인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깨끗한 공기와 물을 확보하거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게 인간안보의 의미라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스타트업 옵티선은 구정물도 15분 만에 식수로 바꿔주는 텀블러로 올해 CES 혁신상을 받았다. 일본 스타트업 오타가 사막, 숲속 등 수도가 없는 곳이나 재난으로 물 공급이 끊겼을 때 물을 정수해 지속해서 재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워터박스'를 선보였다.서울경제진흥원은 이날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서울 이노베이션 포럼 2024를 개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이사, 장재민 서울경제 회장, 존 켈리 CTA 부사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박석원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대표 등 250여 명의 기업인과 스타트업 창업가가 참석했다.오 시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CES 현장에서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서울시와 정부에 기대하는 바를 들을 수 있었다"며 “서울 혁신 생태계를 선도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허란 기자 why@hankyung.com
미국에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을 키워낸 정세주 눔 의장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성공 전략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정 의장은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서울 이노베이션 포럼 2024'에 참석해 "다국적 팀을 만들어 문화적 차이를 줄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K팝 아티스트를 보면 한국 기업의 글로벌 진출 성공방정식을 유추할 수 있다"며 "한국의 우수성을 잘 활용하되 글로벌 직원을 채용해 문화적 경계를 줄이면서 더 큰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2007년 미국 뉴욕에 헬스케어 스타트업 눔을 창업해 건강관리 앱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미국 GDP의 25%가 헬스케어에서 나온다"며 "AI 기술과 융합해 디지털 헬스케어 부문이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팀황 피스컬노트 대표도 이날 행사에서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의 성공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나스닥에 상장한 피스컬노트는 AI 기반 정책 법안 분석 및 예측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황 대표는 "챗 GPT는 훌륭한 발명품이지만 데이터 전문성이 없는 게 문제"라며 "오픈AI가 피스컬노트를 비롯해 여행, 의료 등 다양한 기업과 협력하고 있는 만큼 스타트업에는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인이라는 게 약점이었지만 지금은 그 자체로 장점"이라며 "미국에서 중국을 견제하면서 한국에 더 기회가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한국 AI 경쟁, 뒤처지면 안 돼"
이날 기조연설에는 윤송이 NC소프트 사장이 'AI 혁명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했다. 윤 사장은 "지난해 생성 AI가 산업혁명의 기틀을 다졌다면 올해부터는 AI가 철도, 전구, 통신망처럼 범용기술이 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기 동력이 전기로 바뀌면서 현대식 공장이 출현했듯 AI가 산업의 틀을 완전히 새로 짜게 된다는 얘기다. 그는 이어 "지금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100대 기업을 보면 대부분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들인데, 이 자리를 AI 네이티브 기업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중요한 것은 정부와 기업이 얼마나 AI 시대를 잘 준비하느냐다. 윤 사장은 생성형 AI의 기반이 되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을 미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AI 경쟁에 뒤처지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챗 GPT가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지칭하고 독도를 분쟁지역이라고 답했다"며 "LLM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다면 이런 이슈가 발생할 때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I 모델 개발에는 많은 자본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정부가 AI 연구개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또 "정부는 AI 기술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하고, 기술이 초래하는 위험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수 있는 규제 장치를 두어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간 중심의 신뢰할 수 있는 AI를 목표로 한다는 원칙은 변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든 산업이 AI로 전환"
이번 행사 기간에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쇼인 'CES 2024'의 주요 트렌드를 정리하는 세션도 진행됐다. 손재권 더밀크 대표는 한 마디로 'AI CES'로 정리했다. 그는 "모든 산업이 AI로 전환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 CES였다"며 "디지털 헬스케어는 웰니스를 넘어 주문형·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하는 혁신을 보여줬고, 에너지 단순히 소비하는 것에서 지속가능성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번 CES 현장에 프랑스 헬스케어 기업 위싱스는 만성 질환자들이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집에서 실시간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빔모'를 선보였다. 작은 리모컨처럼 생긴 빔모를 몸에 살짝 갖다 대면 체온부터, 숨소리, 맥박, 산소포화도, 심전도까지 즉시 측정되고, 의료 정보는 앱을 통해 의사에게 전달된다.
장동선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는 "AI 도입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장기적 관점에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CES에서 '인간안보' 기술에 하이라이트가 맞춰졌다"며 "안보(Security)는 개인의 정보나 신체를 보호하는 것을 넘어 인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깨끗한 공기와 물을 확보하거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게 인간안보의 의미라는 설명이다.
우크라이나 스타트업 옵티선은 구정물도 15분 만에 식수로 바꿔주는 텀블러로 올해 CES 혁신상을 받았다. 일본 스타트업 오타가 사막, 숲속 등 수도가 없는 곳이나 재난으로 물 공급이 끊겼을 때 물을 정수해 지속해서 재사용할 수 있는 휴대용 '워터박스'를 선보였다.서울경제진흥원은 이날 라스베이거스 시저스 팰리스 호텔에서 서울 이노베이션 포럼 2024를 개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 대표이사, 장재민 서울경제 회장, 존 켈리 CTA 부사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 박석원 두산디지털이노베이션 대표 등 250여 명의 기업인과 스타트업 창업가가 참석했다.오 시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CES 현장에서 스타트업 창업가들이 서울시와 정부에 기대하는 바를 들을 수 있었다"며 “서울 혁신 생태계를 선도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