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의 봄' 확인한 영화업계…액션 대작들 쏟아내며 설 연휴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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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외화 '듄: 파트2' '아가일''서울의 봄'은 극장가에서 가뭄의 단비 같은 영화였다. 통상 비수기로 꼽히는 11월 말에 개봉했지만, 127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한국 영화 개봉작 흥행 '톱9'에 이름을 올렸다. 극장가는 '흥행 바통'을 이어받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크리스마스, 여름휴가, 추석 연휴와 함께 국내 성수기 '빅4'로 꼽히는 설 연휴(2월 9~12일) 대목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업계가 꺼내든 카드는 '액션 영화'다. 극장가의 한파가 녹아내릴 기미를 보이자, 단숨에 관객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액션 장르로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다. '듄'의 후속작 '듄: 파트2'부터 '킹스맨' 제작진의 '아가일', 리암 니슨의 신작 '레튜리뷰션' 등 제작비 수십~수백억 원에 이르는 대작들이 줄줄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도 액션 신작들의 공개를 예고하며 흥행 기대에 불을 지피고 있다.
'무티: 주술 살인' '레트리뷰션' 등 개봉 예정
한국 영화로는 다음 달 7일 '데드맨'
팬데믹 뚫은 '서울의 봄'…불붙은 '액션 대작' 마케팅
14일 배급사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영화 '서울의 봄'은 누적 관객 1270만명을 돌파하며 팬데믹 이후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높은 스코어를 기록했다. '범죄도시 2'(1269만명) '범죄도시 3'(1068만명) 등의 흥행을 넘어선 기록이다.영화관을 찾은 관객도 덩달아 늘었다. 지난해 12월 영화관 매출액은 1643억원으로 팬데믹 이전인 2018년 같은 기간의 90% 수준으로 회복했다. 바닥을 찍은 2021년 12월 매출액인 845억원에 비해 두배가량 뛴 수치다. 극장가에 간만에 순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설 연휴 대목을 앞둔 영화업계는 액션 대작들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워너브라더스의 '듄: 파트2'가 가장 먼저 시동을 걸었다. 16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들인 대작으로, 1965년 출간된 프랭크 허버트의 공상과학(SF) 소설 '듄'을 각색한 영화다. 북미 개봉일인 3월 1일보다 앞선 2월 중 국내 개봉을 결정했고, 지난해 12월 드니 빌뇌브 감독이 13년 만에 직접 한국을 찾아 영화를 알렸다.▶▶▶(관련 기사) "2편이 더 강렬, '듄친자들' 기대해라"...韓 찾은 빌뇌브 감독 유니버설 픽처스의 액션 블록버스터 '아가일'도 다음 달 7일 개봉한다. '킹스맨' 시리즈를 연출한 매튜 본 감독의 신작이다. 자신이 쓴 스파이 소설이 현실이 되자 전 세계의 표적이 된 작가 '엘리'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전설적인 요원 '아가일'을 찾아가는 줄거리다. 오는 18일 감독과 헨리 카빌, 브라이스 하워드, 샘 록웰 등 주연 배우들이 내한을 앞두고 있다.
극장부터 OTT까지…유명 배우 존재감 내세운 신작 이어져
쟁쟁한 배우들의 존재감을 내세운 액션 신작들도 연달아 나온다. 오는 24일 모건 프리먼이 주연한 '무티: 주술 살인'과 '테이큰'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리암 니슨의 '레트리뷰션'이 나란히 공개된다. '레트리뷰션'은 스페인 영화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2016)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국내에도 2021년 '발신제한'이란 제목으로 리메이크된 바 있다. 한국 영화로는 다음 달 7일 '데드맨'이 뒤를 잇는다.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 업계에서 누명을 쓴 인물이 자기 이름을 되찾는 과정을 그린 범죄 추적극이다. 봉준호 감독 '괴물'의 공동 각본을 맡은 하준원 감독의 데뷔작이다. '블랙머니' '독전' 등 범죄 액션 장르로 이름을 알린 조진웅과 '퀸메이커'의 김희애 등 베테랑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OTT 업계에서도 액션 장르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 액션의 세부적인 장르 측면에선 차별화를 꾀했다. 올해 개봉 예정인 티빙의 '우씨왕후'는 고구려를 배경으로 추격 액션 사극을 표방한다. 이외에도 넷플릭스는 마동석 주연의 액션 블록버스터 '황야'로, 디즈니플러스는 이동욱 출연 뉴웨이브 액션물 '킬러들의 쇼핑몰'로 승부수를 띄웠다.업계에선 이런 액션 장르물의 릴레이 개봉을 '서울의 봄' 흥행으로 인한 극장가 회복 조짐과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액션 장르는 영화 산업이 어려울 때마다 분위기를 띄우는 '핀치 히터' 역할을 해왔다"며 "설 명절 본격적인 흥행 시즌을 앞두고 시장 예열을 꾀하려는 배급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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