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反나치주의 獨소설가…'마의 산'이 바꾼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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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독일 소설가 토마스 만의 대표작 <마의 산>은 100년 전인 1924년 출간됐다. 폐렴 증세로 다보스 요양원에서 치료 중이던 아내를 문병하러 간 3주가량의 실제 체험이 바탕이 됐다.
작가의 정치적 사상 전환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만은 <마의 산>을 집필하기 시작할 때만 해도 보수적이고 국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독일을 옹호하는 글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마의 산>의 완성 단계에 이르러서는 민주주의와 진보에 대해 능동적으로 옹호하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만은 1929년 <부덴브로크가의 사람들>로 노벨상을 받았지만 “<마의 산>이 없었더라면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며 <마의 산>이야말로 이 상에 더 적합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찍이 나치에 비판적이었다. 1933년 아돌프 히틀러가 독일 총리에 임명되자 강연을 위해 스위스에 있던 만은 귀국을 포기했다. 1938년 미국으로 망명했고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BBC를 통해 반(反)나치 연설 시리즈 ‘독일 청취자 여러분!’을 4년6개월 동안 매월 1회 방송했다. 1952년 매카시 위원회가 그를 공산주의자로 몰자 환멸을 느낀 그는 미국을 떠나 스위스 취리히로 거처를 옮겼다. 그곳에서 1955년 80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