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만에 대표단 보냈지만…"시진핑 자극 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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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위직 구성…"양안 관계 안정 메시지"
![사진=REUTERS](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ZA.35558866.1.jpg)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티븐 J 해들리 전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제임스 B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부장관 등 2명이 14일 밤늦게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 도착했다. 이들은 15일 중 대만 주요 정치인들과 만날 예정이다. 대만 주재 미 대사관 격인 미국재대만협회(AIT)의 로라 로젠버거 회장이 이들과 동행한다.로젠버거 회장은 “이전의 총통 선거 때처럼, 미 정부는 전직 고위 관리들에게 개인 자격으로 대만을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대표단은 (대만 정계에) 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른 데 대한 축하 인사와 함께 대만의 지속적인 번영과 성장에 대한 지지 의사와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 안정 및 평화에 대한 미국의 오랜 관심 등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민진당이 정권을 잡았던 2000년, 2016년 선거 이후에도 대만에 대표단을 보낸 전례가 있다. 국민당이 정권을 되찾았던 2008년에는 AIT 회장만 대만을 찾았고, 전직 관료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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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역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있은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중국 정부를 적극적으로 도발할 의사는 없어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실제로 대만 총통 선거가 치러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중국을 의식한 발언을 했다.
FT는 바이든 대통령의 표현에 대해 “미국이 대만 정책과 관련해 구사하는 가장 표준적인 언어 중 하나”라며 “양안 갈등이 양국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강압 없이 평화롭게 해결돼야 한다는 요구와 함께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의미”라고 짚었다.대표단 파견의 목적이 민진당과의 밀착보다는 라이칭더 정권의 집권 구상을 보다 명확히 파악하는 데 맞춰져 있다는 의견도 있다.
비영리단체 카터센터의 야웨이 리우 에디터는 “바이든 행정부에는 독립 성향의 라이 총통이 독립운동가로서의 자신의 이력을 어떻게 이어갈지 시기적절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통이라는 자리는 (라이가 지금까지 거쳐왔던) 독립운동가, 국회의원, 총리, 부통령 등과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과거의 행적으로 미래를 판단할 순 없다”며 “라이 총통은 자신이 잘 해내지 못하면 상황이 불안정해질 거란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부드럽게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