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에 사과 못 올릴 판" 초비상…'특단의 대책' 내놓는다

누르고 눌러도 과일 가격 1년 새 12% 급등
설 앞두고 ‘후르츠플레이션’ 비상

사과·배 가격 10% 이상 급등
수입 안돼 할당관세 활용 불가
사진=연합뉴스
과일 가격이 1년 전보다 12%가량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를 앞두고 과일 가격이 치솟는 '후르츠플레이션'이 계속되자 정부도 특단의 물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사과 배 감귤 샤인머스캣단감 바나나 파인애플 레몬 망고 아보카도 등 10개 과일 품목의 소비자가는 1년 전보다 평균 12.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과일은 단감(10개 1만6848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4% 올랐다. 이어 감귤(27.8%) 파인애플(19.5%) 배(14.2%) 레몬(11.9%) 사과(11.2%) 순이었다. 가격이 내린 과일은 샤인머스캣(-0.1%) 망고(-0.2%) 아보카도(-4.4%) 등 3개에 불과했다. 과일은 아니지만 설 선물 세트로 많이 판매되는 멜론은 개당 1만6524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7% 치솟았다.

정부는 설 명절 기간에 수요가 많은 16개 품목의 가격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배추 무 사과 배 소 돼지 닭고기 계란 밤 대추 명태 오징어 갈치 참조기 고등어 마른멸치 등이다. 다만 16대 성수품 평균 가격은 이미 작년보다 약 1.7% 하락한 상황이다. 그동안 정부가 꾸준히 공급을 확대하고 할인 지원을 유지한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이 가운데 사과 배 등 과일 가격은 10% 이상 치솟았다는 점이다. 사과와 배 가격이 급등한 건 지난해 기상 악화와 병해충으로 작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설 연휴를 앞두고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사과와 배의 경우 수입이 전혀 안 되기 때문에 다른 과일처럼 할당관세를 활용해 수입 물량을 늘리지도 못한다. 할인 지원을 확대하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못난이 상품 공급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정부는 오는 16일 설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힘은 전날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설 연휴 기간 사과 배 배추 무 고등어 등 16대 성수품을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정부 할인지원율은 20%에서 30%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정부 할인 지원에 참여하는 전통시장도 농축산물 700곳, 수산물 100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과일 30만t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해 공급을 늘리고 품목 할인도 확대한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