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완료 앞둔 박재욱 코스포 의장의 '마지막 경고'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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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역 단체와의 갈등을 겪던 로톡이 법무부로부터 혁신의 가치를 인정받은 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결론이 나기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어요. 스타트업 혁신의 날개가 꺾이지 않도록 사회의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박재욱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의장(쏘카 대표)은 지난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22년 2월부터 코스포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로톡 갈등이나 타다금지법 같은 일이 반복되면 혁신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특정 단체의 이익보다 국민 전체의 편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지난해 9월 리걸테크 플랫폼 로톡 서비스의 합법성을 인정받은 순간을 꼽았다. 박 의장은 “스타트업 업계는 타다금지법의 아픔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기에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큰 타격이 있을 게 분명했다”며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때마다 생겼던 창업자들의 의구심이 이번 법무부 판단으로 많이 해소됐다”고 했다. 박 의장은 로톡 변호사 회원 123명에게 내린 징계를 취소한 법무부 판단이 나오기까지 갈등 최전선에서 로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혁신 스타트업 좌초 사례로 불리는 ‘타다 사태’의 당사자다.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운영사인 VCNC를 창업했고 2020년 ‘타다금지법’이 통과됐을 때도 회사를 이끌었다. 박 의장은 “눈앞에 놓인 문제를 잠시 덮어놓자는 정치권의 안일함이 타다금지법 사태를 야기했다”며 “신사업 영역에서 갈등이 생기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먼저 생각하고 부작용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풀어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지난해 6월에서야 타다 서비스에 문제가 없다는 무죄 판결을 대법원에서 확정받았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플랫폼경쟁촉진법에 대해선 스타트업 활성화와 거리가 먼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위법행위를 했는지와 무관하게 대형 플랫폼을 규제 대상으로 지정해 관리·감독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박 의장은 “아무리 성장해 봤자 ‘여기가 천장’이라는 것을 정부가 정해놓는다는 뜻인데 투자사로서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진다”며 “구글이나 애플 같은 회사가 한국에서 나올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최근 박 의장을 찾아온 후배 창업자 중에선 투자 혹한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 털어놓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창업자가 가장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위기 상황에서 아무 결정을 하지 못하고 멈춰있을 때”라며 “극단적인 수비 모드로 전환하든, 공격 쪽으로 강하게 베팅하든 결정해 움직이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박 의장은 벤처 혹한기라고 하지만 누군가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통해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다음 패러다임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2011년 창업 이후 14년째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그에게 창업이란 어떤 의미일까. “기존 시장에서 잘 안되는 것을 기술 혁신으로 해결해나가는 게 바로 창업입니다.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내가 잘하는 분야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멤버들을 꾸려 빠르게 도전해야 합니다. 도전하는 창업자들과 사회를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박재욱 의장은…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대표하는 창업가 중 한 명이다. 2011년 VCNC를 창업해 40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소셜미디어 ‘비트윈’과 차량 호출 플랫폼 ‘타다’를 선보였다. 2020년부터 쏘카 대표를 맡아 회사를 국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22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으로 선출된 뒤 리걸테크 갈등, 비대면 진료 규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고은이/이시은 기자 koko@hankyung.com
박재욱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의장(쏘카 대표)은 지난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22년 2월부터 코스포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로톡 갈등이나 타다금지법 같은 일이 반복되면 혁신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특정 단체의 이익보다 국민 전체의 편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로톡 합법성 인정 의미 크다”
코스포는 2233개사가 참여하는 국내 최대 스타트업 단체다.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인다. 2016년 출범 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초대 의장을 맡았고 김슬아 컬리 대표, 안성우 직방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 3인으로 구성된 2대 의장단 체제를 거쳤다. 박 의장은 3대 의장 자리를 이어받았다.그는 지난 2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로 지난해 9월 리걸테크 플랫폼 로톡 서비스의 합법성을 인정받은 순간을 꼽았다. 박 의장은 “스타트업 업계는 타다금지법의 아픔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기에 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큰 타격이 있을 게 분명했다”며 “새로운 사업을 시도할 때마다 생겼던 창업자들의 의구심이 이번 법무부 판단으로 많이 해소됐다”고 했다. 박 의장은 로톡 변호사 회원 123명에게 내린 징계를 취소한 법무부 판단이 나오기까지 갈등 최전선에서 로톡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한국의 대표적인 혁신 스타트업 좌초 사례로 불리는 ‘타다 사태’의 당사자다.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 운영사인 VCNC를 창업했고 2020년 ‘타다금지법’이 통과됐을 때도 회사를 이끌었다. 박 의장은 “눈앞에 놓인 문제를 잠시 덮어놓자는 정치권의 안일함이 타다금지법 사태를 야기했다”며 “신사업 영역에서 갈등이 생기면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먼저 생각하고 부작용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풀어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지난해 6월에서야 타다 서비스에 문제가 없다는 무죄 판결을 대법원에서 확정받았다.
“비대면 진료·플랫폼 규제법 우려”
박 의장은 지금도 여러 스타트업이 시도하는 혁신이 기득권이라는 장애물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 반발과 정부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대표적 사례다. 그는 “창업자들이나 투자사들을 만나 보면 ‘규제가 있는 분야에선 창업하지 말자’는 말이 나온다”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역대 정부 모두 선거 때와 정권 초엔 혁신을 지원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막상 결정의 순간이 왔을 때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기득권 집단의 목소리에 정책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안타깝다는 발언도 나왔다. 박 의장은 “정부가 최근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대상을 약간 넓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약 배송은 안 되는 상황”이라며 “아파서 또는 다른 이유로 병원에 가지 못해 비대면 진료를 받는 건데 약국엔 직접 가라는 게 아이러니하다”고 지적했다.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플랫폼경쟁촉진법에 대해선 스타트업 활성화와 거리가 먼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위법행위를 했는지와 무관하게 대형 플랫폼을 규제 대상으로 지정해 관리·감독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박 의장은 “아무리 성장해 봤자 ‘여기가 천장’이라는 것을 정부가 정해놓는다는 뜻인데 투자사로서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진다”며 “구글이나 애플 같은 회사가 한국에서 나올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AI발 혁신 일어나는 지금이 기회”
그는 코스포 의장으로 활동하며 만난 수많은 후배 창업자의 얼굴이 떠오른다고 했다. 박 의장이 선보인 ‘창업가 클럽’ 프로그램에서 후배들의 열정을 보고 ‘초심’을 되새겼다고도 했다. 창업가 클럽은 코스포에서 활동하는 선후배 창업가가 1 대 1 미팅 등을 통해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박 의장은 “창업가 커뮤니티는 단순 친목을 넘어 강점을 나누며 서로 발전에 도움을 줘야 지속할 수 있다”며 “나 역시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경험을 나누고 선순환 문화를 이어가고자 했다”고 말했다.최근 박 의장을 찾아온 후배 창업자 중에선 투자 혹한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이 털어놓는 경우가 많았다. 그는 “창업자가 가장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위기 상황에서 아무 결정을 하지 못하고 멈춰있을 때”라며 “극단적인 수비 모드로 전환하든, 공격 쪽으로 강하게 베팅하든 결정해 움직이라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고 싶다”고 했다.
박 의장은 벤처 혹한기라고 하지만 누군가에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통해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 차별화에 성공한다면 다음 패러다임을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2011년 창업 이후 14년째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그에게 창업이란 어떤 의미일까. “기존 시장에서 잘 안되는 것을 기술 혁신으로 해결해나가는 게 바로 창업입니다. 창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내가 잘하는 분야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멤버들을 꾸려 빠르게 도전해야 합니다. 도전하는 창업자들과 사회를 더 살 만한 곳으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박재욱 의장은…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대표하는 창업가 중 한 명이다. 2011년 VCNC를 창업해 4000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소셜미디어 ‘비트윈’과 차량 호출 플랫폼 ‘타다’를 선보였다. 2020년부터 쏘카 대표를 맡아 회사를 국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2022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으로 선출된 뒤 리걸테크 갈등, 비대면 진료 규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고은이/이시은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