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넣었으면 5000만원 깨졌다…에치에프알 반전 쓸까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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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株 에치에프알 1년1개월 만에 반토막‘개미 무덤’이라고 불리는 5G(5세대 이동통신) 업종이 올해는 웃을 수 있을까.
사측 “북미 인프라 투자 수혜 기대
P5G 시장, 매출보다 선점에 집중”
현금성+부동산 자산, 시총의 40% 넘어
일각 “5G 시장 업황 다소 불투명”
연초부터 통신장비주가 뜨겁다. ‘대장주’인 케이엠더블유는 올 들어 33.98% 급등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10일 새해 첫 경영 행보로 서울 서초구 삼성리서치를 찾아 6G를 포함한 차세대 통신 기술 동향과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매수세가 불붙은 영향이다. 또 정부가 6G 상용화 및 표준화 R&D(연구개발) 추진을 예고하며 올해부터 총 4407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약 3년여간 개인투자자들을 울렸던 업종이 반등을 시작한 걸까. 6G 시대 기대감에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 다만 아직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진 시간이 걸리기에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 중 에치에프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주가는 1만8760원으로 1년 1개월(2022년 12월 19일 3만9300원) 만에 52.26% 떨어졌다. 하지만 이달 11.01% 상승하며 꿈틀하고 있다. 에치에프알은 2000년 1월 SK텔레콤 사내 벤처에서 독립 출범한 회사다. 다양한 유무선 통신장비를 공급하고, Private 5G(이음 5G, 이하 P5G) 분야에서 엔드 투 엔드(산업 생태계 구축)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 등 국내 통신사와 거래하고 미국 버라이즌, AT&T, 일본 NTT도코모, J TOWER(제이타워) 등 해외 유명 통신사에도 장비를 공급한다.또 한국수력원자력 등 국내 공기업을 대상으로 P5G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KT와 MOU(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공급 분야 확대와 시장 선점 효과를 정조준한다. 일본 NEC의 자회사인 NESIC(SI 전문기업)와 총판 계약을 통해 글로벌 점유율 상승도 노리고 있다.
“P5G 시장 선점할 것…10년 10배 성장 노력”
올해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될까. 에치에프알 관계자는 “지난해 원자재 및 공급망 이슈로 인해 대규모로 공급했던 재고의 소진이 지연돼 해외 매출이 감소했는데, 올해는 해당 공급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또 “신규 고객사와 기존 납품 장비 외 타 장비의 추가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며 “북미의 경우 정책과 법안 등으로 인한 인프라 투자 수혜도 기대한다”고 말했다.그는 “글로벌 회계감사·컨설팅펌 PWC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 소비량이 2018~2022년 104% 증가했고, 모바일 데이터는 2022~2027년 연평균 27% 성장이 예상된다”며 “코로나19로 지연됐던 통신사들의 투자가 올해 본격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시장 초기 단계인 P5G의 경우, 매출보다 선점 효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10년 10배 성장 사업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이같은 노력에 실적은 고공행진이다. 2018년 매출 1350억원, 영업이익 29억원에서 2022년 매출 3663억원, 영업이익 902억원으로 급증했다. 4년 만에 각각 171.33%, 3010.34% 뛴 것이다. 2022년 기준 광전송 및 인빌딩 솔루션 매출 비중이 73.18%(2680억원)와 가입자망 광회선 장비, 무선데이터 전송장비 및 기타 부문이 26.82%(982억원)다.
작년 실적은 부진…“6G 시대 준비할 것”
하나증권은 올해 에치에프알이 매출 3832억원, 영입이익 843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049억원, 영업손실 54억원으로 부진했다.에치에프알은 신성장동력으로 P5G를 꼽고 있다. 이를 위해 바르셀로나 MWC(정보통신전시회) 참가 및 MOU 체결 등으로 차세대 시장 선점을 노력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AI(인공지능) 보안 등 신규 부서 설립과 미래지향 사업 투자, 인재 확보를 위한 후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개방형 무선 접속망인 오픈랜 시장 확대에 발맞춰 다양한 얼라이언스 가입과 고객사 확대, 기술확보 및 연구개발에 주력해 6G 시대를 맞이할 준비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총 주식 수는 1348만9026주다. 최대주주는 정종민 대표가 29.52%(지난해 3분기 기준)를 들고 있다. 전략적 파트너사인 NESIC가 4.5%를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는 2.7% 정도다. 현금성 자산은 974억원, 부동산 자산은 152억원 정도다. 시가총액(2531억원)의 40%가 넘는다. 사측은 현재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 신규 사옥을 건설 중(2024년 말~2025년 초 입주 예상)에 있다. 부채 비율은 49.65%, 자본유보율 2604.83%로 우량한 편이다.
주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4월과 6월, 두 차례의 신탁 계약을 통한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고 벤처캐피탈 기업 디에스엔인베스트먼트(DSN인베) 지분 100%를 160억원에 인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다각화 및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투자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상증자 등 다양한 주가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결정사항 발생 시 공시를 통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사측은 “디지털시대 통신은 분리될 수 없는 관계다”며 “AI 및 양자기술의 발전 역시 통신 인프라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디지털 고도화가 진행될 수록 통신 속도와 트래픽, 보안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지속성장 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다만 “업종 특성상 투자가 집중되는 사이클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변동성이 발생해 사업 구조를 다각화해 매출 안정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근 5G이동통신 시장은 난항을 겪고 있는 단계다”며 “주요 고객사인 SK텔레콤과 KT가 지속적으로 투자 확대를 해야 하나 5G 28GHz 대역의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주파수를 반납한 만큼 당분간 업황은 다소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에치에프알의 경우 기존 통신장비 사업에 집중된 부분을 양자 및 미래 통신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는 게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실적 회복 기대치가 다소 낮은 편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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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