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전기 "초고압 중전기 수주 5배"…이익 1000억 노린다

기업 탐방

홍성 공장 언론 첫 공개
1000억 유증, 100% 시설 투자
수주·매출·영업익 '3박자' 자신
전기차 등 M&A 중장기 관심
일진전기 홍성 공장 직원들이 변압기 중간 검사를 하고 있다. /홍성=윤현주 기자
“1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초고압 변압기 공장 증설에 나섭니다. 수주·매출·영업이익 세 마리 토끼를 잡아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 도전하겠습니다.”

황수 일진전기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일진전기는 1968년 1월 22일 설립된 국내 전력기기 빅5 회사다. 충남 홍성 공장은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일진전기의 심장부다. 2013년 완공된 후 내부를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황 대표는 올해 사업 계획에 대해 “수주액은 작년보다 10% 이상 높이고 외형 성장과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근무를 2교대에서 3교대로 바꿨는데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황수 대표
최근 5년간 실적은 고공행진했다. 2019년 매출 6683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에서 2022년 매출 1조1647억원, 영업이익 315억원을 기록했다. 3년 만에 각각 74.28%, 176.32% 늘었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8902억원, 영업이익 459억원으로 또 사상 최대 실적이 유력하다.

황 대표는 “작년 변압기 미국 매출은 두 배 늘고 초고압 중전기 수주 비중은 다섯 배 폭증했다”며 “올해는 해외 사업 비중이 처음 50%를 넘기는 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작년 3분기 기준 사업 비중은 국내 55%, 해외 45%다. 미국 중동 동남아시아 공략을 강화해 해외 실적 질주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중동은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를 비롯해 메가시티 구상이 늘고 있는데 전력 인프라 확충 수혜가 예상된다.일진전기는 작년 11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보통 증시에서 3자 배정 유상증자는 호재로 통한다. 하지만 일진전기처럼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늘고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돼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자금조달 목적이 시설 투자인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회사가 더 큰 성장을 위해 증설에 나선 만큼 제2의 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홍성 공장(초고압 변압기) 증설과 경기 화성 공장(전선) 설비 증설에 각각 682억원, 35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홍성 공장 증설은 올해 4분기 완료할 예정으로 2025년 1분기부터 매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2025년 매출 1조5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새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M&A)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황 대표는 “전력 분야에서 반세기 넘게 쌓아온 사업 역량을 바탕으로 신성장 아이템을 발굴하고 수소 발전,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 등 시너지가 나는 곳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성=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