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티 '잭팟' 바이오다인, 파트너 '로슈'였다
입력
수정
지면A13
2019년 맺은 계약 상대방 공개국내 진단업체 바이오다인이 올해부터 글로벌 제약사 로슈로부터 자궁경부암 진단키트 로열티를 받는다. 국내 진단업계에서 글로벌 기업에 특허기술을 빌려주고 로열티를 받는 첫 사례다.
5년내 年 1500억원 수익 기대
바이오다인은 15일 공시를 통해 로슈와 블로잉 기술이 적용된 진단키트 기술을 이전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019년 2월 로슈와 계약을 맺었으나 계약 상대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계약기간은 2039년까지다.
계약금액은 마일스톤 약 80억원과 로열티로 구성된다. 로슈가 블로잉 기술이 적용된 진단키트를 판매할 때마다 바이오다인은 로열티를 받게 된다.
바이오다인이 이전한 블로잉 기술은 바람을 이용해 세포를 슬라이드에 얇게 펴바르는 기술이다. 자궁경부암 세포진단에서 세포를 면밀히 관찰해 진단하는 데 중요한 작업이다. 블로잉 기술은 세포의 손상 없이 균일하게 세포를 부착할 수 있어 기존 기술 대비 진단 정확도가 크게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업계에서는 로슈가 블로잉 기술이 적용된 자궁경부암 진단키트를 본격 판매하면 바이오다인은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로열티를 받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다인은 로슈와 자궁경부암 외에 폐암 대장암 등 비부인과 암 진단키트에 블로잉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논의도 하고 있다. 바이오다인이 자궁경부암과 다른 암 진단 기술로 수년 내 로슈에서 거둘 수익은 연간 최소 1500억~1600억원으로 전망된다. 임욱빈 바이오다인 대표는 “4~5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로슈는 블로잉 기술 기반의 자궁경부암 진단키트를 올 하반기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업계에는 로슈가 자궁경부암 진단키트 생산 준비를 이미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다인은 핵심 기술만 제공하고 생산과 판매는 모두 로슈가 담당한다. 임 대표는 “로슈가 요구하는 생산량을 맞추려고 무리하게 회사를 확장하기보다는 로열티를 받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바이오다인이 수령하는 로열티는 향후 로슈의 제품군 확장에 따라 늘어날 전망이다. 블로잉 기술을 세포진단 이외에 다른 진단법에도 적용할 수 있어서다. 자궁경부암 검사는 세포진단과 분자진단을 병행하는데 블로잉 기술은 분자진단의 정확도도 높일 수 있다. 임 대표는 “의료 서비스가 체계화되지 않은 중·저소득 국가에서 진단을 시작하면 기존에 없던 시장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