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연초부터 4447억 베팅했건만…주가 16% 뚝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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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株 쓸어담는 개미…떨어지는 칼날 잡았나
개인, 올해 삼성SDI 4447억 순매수했지만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주가 16% '뚝'
POSCO홀딩스, SK이노, LG엔솔 등도 부진
정부 보조금 축소에 충전 인프라 미비 부각
수요 확대 걸림돌…"고 PER 株 조정 불가피"

개미가 쓸어 담은 삼성SDI 16%↓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올 초부터 이날까지 삼성SDI를 444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종목은 삼성전자와 KODEX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이어 이 기간 개인의 순매수액 3위다. 개인이 이 종목을 담는 건 최근 수개월간 주가가 많이 떨어져 저가 매수 타이밍이 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79만3000원(3월 7일 종가)으로 고점을 찍은 뒤 1년 가까이 주가가 하락을 지속했다. 올 연초부터 이날까지도 16.31% 주저앉았다.
이들 종목의 주가가 떨어진 주요 원인은 실적 전망 후퇴다. 삼성SDI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개월 전 2조6376억원, 1개월 전 2조3740억원, 최근 2조2879억원 등으로 내려앉았다. POSCO홀딩스(-8.0%), SK이노베이션(-7.0%), LG에너지솔루션(-10.9%), 포스코퓨처엠(-3.4%) 등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1개월 전부터 최근까지 내리막을 걸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실적 반등 요원
미국 중앙은행(Fed)의 3월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가 낮아지고 있는 것도 조정의 원인이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는 시기가 늦어질지언정 연내 인하가 무산될 가능성은 작아 “기다리면 곧 해결되는 문제”라는 관측이 많다.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전기차 수요가 구조적으로 둔화하면서 2차전지 종목의 실적 반등이 요원해졌다는 것이다.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국, 한국 등이 올들어 전기차 보조금을 전년 대비 축소한 게 전기차 시장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최근 수요 둔화로 자동차 제조업체가 전기차 생산 대수를 줄이거나 생산을 연기하는 일이 잦다”며 ”고소득층, 얼리어답터, 환경보호론자를 넘어 다른 소비층에까지 전기차가 퍼지기에는 아직 가격이 비싸다는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