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최고치 찍었는데…"더 오를까요?" 전문가 의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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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 금값, 최고치 경신…증권가 "더 오른다"KRX 금현물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6일 KRX금시장에서 금현물은 1g당 8만7730원에 장을 마쳤다. 전일대비 0.38% 올랐다. KRX 금현물은 전날엔 1.45% 올라 1g당 8만7400원으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금 거래대금은 86억2048만원으로 전일대비 2.25배 많았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승세다. 국내 유일하게 KRX금현물 가격을 추종하는 ACE KRX금현물은 이날 0.36% 오른 1만2525원에 거래됐다. 이 ETF는 이날 기준 추정 순자산가치가 약 1250억원에 달한다. 작년 12월 초 약 1020억에서 약 한달여만에 22% 증가했다. 이 ETF의 2022년 말 순자산액(약 427억원)에 비하면 규모가 거의 세 배로 늘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ETF를 이달들어 약 43억5700만원 순매수했다.
최근 금 가격 상승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주요국 중앙은행 매수세가 겹친 영향을 받고 있다. 금값은 통상 국채 수익률과 달러화 가치에 반비례 관계를 보인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3.999%로 작년 10월 중순 고점(4.9980%) 대비 19.9% 내렸다. 한 원자재시장 관계자는 "중국·러시아 등은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자산을 다각화하기 위해 미국 달러화 대신 금을 사들이고 있고, 유럽연합(EU) 소속국 중앙은행들도 인플레이션 헷지(위험회피) 차원에서 금을 매입하고 있다"며 "여기에다 최근 중동지역 지정학적 불안이 일면서 안전자산 매입 수요가 더해졌다"고 설명했다. 옥지회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미국 CPI 데이터에도 생산자 물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서 조기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해졌다"며 "여기에다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금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한동안 더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기 우려가 지속하는 한편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면서 금 가격이 트라이온스당 2400~255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본다"며 "미 금리 인하가 반영되기 시작할 2~3분기 내 추세적 상승이 보일 것"이라고 했다. 싱가포르 선물 시장에서 국제 금 선물 근월물은 트라이온스(약 31.1g)당 2052.2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16일 종가 대비 15%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