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 "ADC로 암 정복"

2년간 연구조직 개편 마무리
표적·질환 맞춤형 치료법 전환
면역질환 등 신약개발 속도 높여

"올해 비만약 임상 결과 나올 것"
동아에스티가 내분비·당뇨 질환에 집중된 신약 연구개발(R&D) 중심축을 항암·면역질환으로 옮기는 2년간의 작업을 마무리했다. 기존에 보유한 기술에 얽매이지 않고 질환군에 맞춰 다양한 기술을 도입하는 방향으로 신약 개발 방식도 완전히 바꿨다. 항체약물접합체(ADC)뿐 아니라 단백질분해제(TPD)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표적·질환 중심 패러다임 전환

동아에스티는 지난달 초 신임 연구본부장에 면역질환연구를 이끌어온 김미경 본부장을 임명했다. 2022년 시작한 R&D 조직과 인력 개편 작업이 사실상 완성됐다는 평가다. 김 본부장은 “그동안 합성화합물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집중했지만 이젠 질환과 표적에 가장 이상적인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찾는 방식으로 연구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16일 말했다.

동아에스티가 주력하는 질환군은 암과 면역질환이다. DNA 손상복구(DDR) 기능을 활용한 합성치사 항암제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개 유전자에만 문제가 생기면 세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지만 여러 유전자에 동시 결함이 생기면 세포가 죽는 원리를 이용해 암 세포를 없애는 치료법이다. 정상 세포 영향 없이 암 세포만 죽일 수 있어 난치암 해결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면역질환 분야에선 염증성 장질환, 류머티즘 관절염, 전신 홍반성 루프스 등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세포막 수용체나 단백질 등을 조절해 세포 속 염증을 일으키는 반응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들 질환 표적에 맞춰 ADC, TPD, 유전자치료제 등 맞춤 기술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연구 속도를 높이고 있다.

○ADC·TPD 기술 확보도 나서

항체와 합성화합물, 링커로 구성된 ADC는 동아에스티의 기술 잠재력이 높은 분야다. 1994년 인터페론알파를 출시한 뒤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제품을 확대하는 등 꾸준히 바이오의약품 기술을 개발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앱티스를 인수하면서 ADC 분야 외부 기술도 도입했다.

김 본부장은 “10개가 넘는 ADC 신약이 시판 허가를 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초기 기반 기술을 자체적으로 구축하면서 따라가는 데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TPD도 비슷한 방식으로 기술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한국화학연구원, HK이노엔 등과 협업해 자체 TPD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신규 물질을 찾는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올해 비만약 등에서도 성과 낼 것”

동아에스티는 1977년 국내 제약업계에선 처음으로 연구본부를 세웠다. 바이오시밀러 7개와 합성신약 5개를 허가받았다. 직원 1600여 명 중 R&D 인력은 300명이 넘는다. 물질 발굴 등 전임상 단계 후보물질은 31개, 사람 대상 임상 단계에 진입한 후보물질만 18개에 이른다.

올해는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와 함께 개발해 인도 인타스에 기술수출한 얀센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3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올해 유럽과 미국 허가 등을 위한 실사 절차 등을 밟는다.

과민성방광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DA-8010’은 혁신신약 기대주다. 임상 3상 환자 모집이 마무리됐다. 올해 말께 구체적인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뉴로보파마슈티컬스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DA-1241의 임상 2a상 결과도 올해 나온다. 지난해 말 미국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약 DA-1726의 첫 임상 결과도 올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