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총리 "미·영 공습으론 후티 제어 못 해"

"가자지구 무력충돌이 해결책…두국가 해법 실현해야"
홍해 해상 운송로를 위협하는 예멘 반군 후티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공습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셰이크 무하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하마스 간 협상을 중재해 온 알사니 총리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외교적인 노력이 없는 상태에서 미국·영국의 공습은 후티 반군의 홍해 항로 공격을 제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자지구의 무력 충돌을 해소하면 다른 지역으로 확전도 멈출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현재 이 지역(중동)의 상황은 모든 지역으로 확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의 침공을 받은 하마스를 지지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11월19일 이스라엘 관련 화물선 나포를 시작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해왔다. 이들의 공격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홍해-수에즈운하-지중해)가 마비 지경에 이르자 미국은 다국적군을 규합해 홍해에서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폈고 지난 12일과 13일에는 예멘 내 반군 근거지를 공습하기도 했다.

그러나 후티는 이에 굴하지 않고 미국 구축함과 상선을 공격했고, 이스라엘 관련 선박 이외에 미국 관련 선박까지 정식으로 공격 대상에 포함하겠다고 경고했다.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은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 운송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계 3대 액화석유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국영 에너지 회사 카타르에너지는 15일 안보상 이유로 홍해를 통한 LNG 운송을 중단키로 했으며, 애초 홍해를 거칠 예정이던 카타르발 LNG 운반선들은 희망봉 우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알사니 총리는 이와 관련 "LNG 역시 다른 해상 운송 품목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미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 해소와 관계 안정화를 위해 '두 국가 해법'의 실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별도의 국가로 공존하는 것을 골자로 한 평화 해법이다.

그는 이 밖에도 그동안 가자지구를 통치해온 하마스가 전쟁 종료 후에도 계속 팔레스타인 통치에 참여할지는 팔레스타인 주민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소탕전을 벌이는 이스라엘은 물론 미국도 전후 가자지구 통치에서 하마스를 배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