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최근 4년간(2019∼2022년) 텐트 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119 신고 건수가 114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립소방연구원은 텐트 안에서 화로 및 난방기구를 사용하는 실험을 진행해 위험 수위 도달 시간 및 감지기의 적정 설치 위치 등을 도출했다고 17일 밝혔다.
실험에 따르면 돔 텐트에서는 장작과 조개탄을 넣은 화로의 경우 텐트 내 모든 위치에서 불과 45초 만에 일산화탄소가 최대 측정농도인 500ppm으로 치솟았다.
거실형 텐트 내에서는 전실에 화로를 두고 전실과 이너텐트에서 일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장작의 경우 전실은 90초, 이너텐트는 510초, 조개탄의 경우 전실은 70초, 이너텐트는 180초 만에 최대농도 500ppm에 도달했다. 일산화탄소 농도는 400ppm인 경우 1∼2시간 후 두통이 발생하고, 1천600ppm에서는 2시간 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가스와 등유를 사용하는 난방기기의 경우 일산화탄소보다 이산화탄소의 위험성이 더 높았다 일산화탄소 농도는 공기 중 허용농도인 50ppm 미만으로 확인됐으나, 이산화탄소가 급증해 최대 4만5천ppm(공기 중 4.5%)에 도달했다.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3%가 되면 심박수 및 혈압이 증가하고, 5%에서는 어지러움, 두통, 호흡곤란의 증상이 나타난다. 8%가 되면 의식불명이 되거나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일산화탄소 발생이 상대적으로 적더라도 이산화탄소 농도에 따라 위험에 이를 수 있으므로 겨울철 텐트 내에서는 가스, 등유를 사용하는 난방기기도 조심히 사용해야 한다.
부득이하게 사용하는 경우 주기적으로 환기해야 한다. 아울러 일산화탄소 경보기는 단위부피당 질량이 산소보다 작고 부력에 의해 상승하는 일산화탄소 특성상 상단(천장)에서 가장 빠른 반응을 보였으며 하단(바닥)에서 반응이 가장 늦었다.
구동욱 국립소방연구원 원장직무대리는 "텐트 내 장작, 조개탄 등 화로 사용은 삼가고, 이산화탄소 위험성이 실험을 통해 검증된 만큼 가스, 등유 난방기기 사용에도 각별히 주의해달라"며 "일산화탄소 경보기도 텐트 상부에서 가장 신속한 반응을 보이는 만큼 적정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