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양 나선 정부…"코스피·코스닥 평균 PBR 네 배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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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증시 부양에 팔을 겉어붙이고 나섰다. 투자자들에게 세제 지원을 강화해 증시에 도는 자금을 불리고, 기업들엔 주가 부양 노력을 사실상 의무화하는 게 골자다.
정부는 이같은 방식을 통해 작년 말 기준 1.1에 그친 국내 증시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최소한 일본 수준인 1.4, 크게는 미국 상장주 평균인 4.6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PBR 1.1은 국내 상장사 시가총액이 회사 청산가치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란 의미다.
이날 자본시장 측면에서 금융위 업무보고는 ‘국내 증시 띄우기’ 패키지라는 평가다. 금융위는 증시 관련 세제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오는 2월 중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를 확대한다. ISA는 계좌 하나에 예금, 적금,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는 통합계좌다. 이를 통해 투자하면 연간 일정 액수까지 이자·배당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적용한다. 정부는 ISA 납입한도를 기존 연 2000만원, 총 1억원(5년 만기 기준)에서 연 4000만원, 총 2억원으로 두 배 늘린다. 이자 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는 현행 일반형 200만원·서민형 400만원에서 일반형 500만원·서민형 1000만원으로 2.5배 늘리기로 했다.
투자자가 ISA 의무보유 기간인 3년을 기준으로 기존엔 6000만원까지 납입해 46만9000원만큼(일반형·연 4% 복리 기준) 세제 혜택을 볼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1억2000만원까지 납입해 103만7000원까지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투세 폐지, 국내주식형 ISA 도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자산형성을 돕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ISA 세제 혜택 등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에 “ISA 제도 확대는 발표 내용보다도 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2025년 도입이 예정됐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금투세 도입과 함께 시작한 증권거래세 인하는 기존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증권거래세를 올해 0.18%에서 내년 0.15%까지 내릴 예정이다.
일각에선 각종 세제 지원책에 따른 ‘세수 펑크’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재부는 ISA 확대에 따른 세수 감소분을 연 2000억~3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투세에 대해선 당초 연 1조5000억원 세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치로 연간 1조8000억원 가량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증시가 활성화해서 전체 거래액이 커진다면 거래세를 0.15%로 낮춰도 기존보다 총 세수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재 형식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제고계획 기재 자체는 사실상 의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PBR 지표가 낮은 곳 등이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밝히지 않은 경우 명단을 공개하는 등의 ‘네이밍 앤 쉐이밍(공개 거론해 망신주기)’ 전략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금융위는 한국거래소와 협의해 상장사 업종별 PBR 비교 공시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가총액이 보유 자산보다 적은 PBR 1 미만 상태의 저평가 상태 기업들이 어디인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를 만들고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도 나선다. 파생상품시장은 야간 시장을 개설해 활성화한다. 금융위는 작년 7월31일부터 파생상품시장을 기존대비 15분 일찍 개장(오전 8시 45분)하고 야간시장 개설을 추진해왔다.
투자자가 분기·반기 배당에 대해서도 배당금을 미리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도 추진한다.주요 상장사들은 예측 가능한 배당투자를 위해 먼저 배당금을 확정하고 나중에 투자할 수 있도록 연간 결산배당 기준일을 연말 대신 내년 3~4월로 속속 바꾸고 있지만 분기·중간에 대해선 제도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행 자본시장법이 분기 배당에 대해 3·6·9월 말일을 배당기준일로 하고, 이로부터 45일 이내에 배당 액수를 결정하도록 규정해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정부는 이같은 방식을 통해 작년 말 기준 1.1에 그친 국내 증시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최소한 일본 수준인 1.4, 크게는 미국 상장주 평균인 4.6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PBR 1.1은 국내 상장사 시가총액이 회사 청산가치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란 의미다.
투자 이자·배당소득 비과세 확대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서울 여의도동 한국거래소에서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를 주제로 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를 개최하고 “주식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과도한 세제를 개혁해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며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금융위원회의 올해 금융정책 업무보고를 겸해 열렸다.이날 자본시장 측면에서 금융위 업무보고는 ‘국내 증시 띄우기’ 패키지라는 평가다. 금융위는 증시 관련 세제 지원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오는 2월 중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를 확대한다. ISA는 계좌 하나에 예금, 적금,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담을 수 있는 통합계좌다. 이를 통해 투자하면 연간 일정 액수까지 이자·배당 수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적용한다. 정부는 ISA 납입한도를 기존 연 2000만원, 총 1억원(5년 만기 기준)에서 연 4000만원, 총 2억원으로 두 배 늘린다. 이자 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는 현행 일반형 200만원·서민형 400만원에서 일반형 500만원·서민형 1000만원으로 2.5배 늘리기로 했다.
투자자가 ISA 의무보유 기간인 3년을 기준으로 기존엔 6000만원까지 납입해 46만9000원만큼(일반형·연 4% 복리 기준) 세제 혜택을 볼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1억2000만원까지 납입해 103만7000원까지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고액자산가 자금, 국내 증시에 넣어라' 유도도
국내 상장 주식·펀드에만 투자하는 국내투자형 ISA도 신설한다. 기존엔 ISA 가입이 금지된 이자배당소득 연 2000만원 이상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도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아예 비과세를 적용하진 않지만 ISA를 통해 낸 소득에 대해선 원천징수세율(15.4%)만 적용하는 분리과세 혜택을 준다. 고액자산가에게 일부 세제 혜택을 주는 대신 국내 증시에 중장기 자금을 넣어두라는 취지다. 고액자산가는 통상 금융투자 소득에 대해 최고 세율인 49.5%(지방세 포함)을 적용받는다.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투세 폐지, 국내주식형 ISA 도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통해 자산형성을 돕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ISA 세제 혜택 등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정부에 “ISA 제도 확대는 발표 내용보다도 더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2025년 도입이 예정됐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금투세 도입과 함께 시작한 증권거래세 인하는 기존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증권거래세를 올해 0.18%에서 내년 0.15%까지 내릴 예정이다.
일각에선 각종 세제 지원책에 따른 ‘세수 펑크’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재부는 ISA 확대에 따른 세수 감소분을 연 2000억~3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금투세에 대해선 당초 연 1조5000억원 세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조치로 연간 1조8000억원 가량 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증시가 활성화해서 전체 거래액이 커진다면 거래세를 0.15%로 낮춰도 기존보다 총 세수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상장사는 '주가 제고 방안' 공개해야...사실상 의무화
금융위는 기업들의 주가 제고 방안도 내놨다. 상장사에 대해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 가치 제고계획을 기재하도록 하는 게 대표적이다.금융위 관계자는 “기재 형식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제고계획 기재 자체는 사실상 의무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PBR 지표가 낮은 곳 등이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밝히지 않은 경우 명단을 공개하는 등의 ‘네이밍 앤 쉐이밍(공개 거론해 망신주기)’ 전략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금융위는 한국거래소와 협의해 상장사 업종별 PBR 비교 공시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가총액이 보유 자산보다 적은 PBR 1 미만 상태의 저평가 상태 기업들이 어디인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주주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를 만들고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도 나선다. 파생상품시장은 야간 시장을 개설해 활성화한다. 금융위는 작년 7월31일부터 파생상품시장을 기존대비 15분 일찍 개장(오전 8시 45분)하고 야간시장 개설을 추진해왔다.
공매도·자사주·배당 제도 등 개선
금융위는 작년 돌입한 공매도·자사주·배당 제도개선 등도 지속 추진한다. 공매도 제도에 대해선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대차·대주 간 차별 해소 방안 등을 따져보고 있다.투자자가 분기·반기 배당에 대해서도 배당금을 미리 알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도 추진한다.주요 상장사들은 예측 가능한 배당투자를 위해 먼저 배당금을 확정하고 나중에 투자할 수 있도록 연간 결산배당 기준일을 연말 대신 내년 3~4월로 속속 바꾸고 있지만 분기·중간에 대해선 제도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현행 자본시장법이 분기 배당에 대해 3·6·9월 말일을 배당기준일로 하고, 이로부터 45일 이내에 배당 액수를 결정하도록 규정해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