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허세홍, 바이오연료에 ‘올인’…"소비자 부담 덜 방안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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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홍 GS칼텍스 사장(사진)은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에 대비하기 위해 친환경 바이오 연료에 대한 투자를 집중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탄소배출이 일절 없는 수소 등 그린에너지로 전환하는 이른바 과도기 과정에서 바이오 연료가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허 사장은 이날(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허 사장은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그룹 4세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GS칼텍스에 입사해 싱가포르법인과 여수공장을 거쳐 석유화학사업본부 본부장,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 본부장을 지냈다. 2019년부터 GS칼텍스 대표를 맡고 있다.허 사장은 이날 오전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쉘과 셰브론 등 글로벌 메이저 석유사 관계자들과 에너지의 미래에 대한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허 사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선 세션에 참석하는 대신 간담회나 글로벌 고객사와의 만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허 사장은 수행 직원 없이 혈혈단신으로 백팩을 맨 채 포럼장을 누비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허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했던 ‘딥 트랜스포메이션’(Deep Transformation) 전략을 구체화하는 방안과 아이디어에 대해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주력사업인 정유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바이오연료,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사업과 수소,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등 저탄소 영역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허 사장은 탄소중립 시대를 앞두고 바이오 연료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GS칼텍스는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해 바이오디젤, 바이오선박유, 바이오항공유, 바이오케미칼 등 바이오 사업 전반에 관한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화이트 바이오는 바이오 공정을 통해 바이오매스 원료로부터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분야를 뜻한다. 석유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만들어지는 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어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허 사장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에너지 요금이 폭등하면서 바이오 연료의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했다. 특히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를 주도하는 유럽에서도 바이오 연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허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그린에너지로 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바이오 연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허 사장은 바이오 연료의 이른바 ‘확장성’에 대해선 여전히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GS칼텍스는 HMM·대한항공과 바이오 선박유, 바이오 항공유에 대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바이오 연료의 가격이 기존 연료 대비 2~5배 비싸다는 점이다. 기술 개발을 통해 최대한 원가 부담을 낮추더라도 친환경 연료의 최종 제품 가격은 기존 대비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허 사장은 “친환경 바이오 연료에 대한 가격 부담은 현실적으로는 최종 소비자가 질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소비자가 기꺼이 친환경 연료에 대한 비싼 가격을 내고 부담할 의지가 있느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환경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는 기꺼이 이런 부담을 감당하겠지만 대다수의 소비자가 그런 선택을 하느냐는 것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따른 비용을 누가 비용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허 사장은 이날 오전에 만난 글로벌 메이저 석유업체 최고경영자(CEO)들도 GS칼텍스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친환경 연료 보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허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바이오 연료에 대해 이른바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만능의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허 사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당장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지만, 한없이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바이오연료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이라도 당장 정부와 에너지 업계 및 각계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 친환경 연료를 확대 보급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허 사장의 설명이다.
다보스=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허 사장은 이날(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허 사장은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그룹 4세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GS칼텍스에 입사해 싱가포르법인과 여수공장을 거쳐 석유화학사업본부 본부장, 석유화학·윤활유사업본부 본부장을 지냈다. 2019년부터 GS칼텍스 대표를 맡고 있다.허 사장은 이날 오전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쉘과 셰브론 등 글로벌 메이저 석유사 관계자들과 에너지의 미래에 대한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허 사장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선 세션에 참석하는 대신 간담회나 글로벌 고객사와의 만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허 사장은 수행 직원 없이 혈혈단신으로 백팩을 맨 채 포럼장을 누비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허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했던 ‘딥 트랜스포메이션’(Deep Transformation) 전략을 구체화하는 방안과 아이디어에 대해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집중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주력사업인 정유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바이오연료, 플라스틱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사업과 수소,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등 저탄소 영역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허 사장은 탄소중립 시대를 앞두고 바이오 연료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GS칼텍스는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 구축을 위해 바이오디젤, 바이오선박유, 바이오항공유, 바이오케미칼 등 바이오 사업 전반에 관한 가치사슬(밸류체인)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화이트 바이오는 바이오 공정을 통해 바이오매스 원료로부터 친환경 제품을 생산하는 분야를 뜻한다. 석유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만들어지는 화학물질을 대체할 수 있어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탄소배출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허 사장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에너지 요금이 폭등하면서 바이오 연료의 중요성이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다고 했다. 특히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분야를 주도하는 유럽에서도 바이오 연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허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그린에너지로 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바이오 연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허 사장은 바이오 연료의 이른바 ‘확장성’에 대해선 여전히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GS칼텍스는 HMM·대한항공과 바이오 선박유, 바이오 항공유에 대한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바이오 연료의 가격이 기존 연료 대비 2~5배 비싸다는 점이다. 기술 개발을 통해 최대한 원가 부담을 낮추더라도 친환경 연료의 최종 제품 가격은 기존 대비 비쌀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허 사장은 “친환경 바이오 연료에 대한 가격 부담은 현실적으로는 최종 소비자가 질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소비자가 기꺼이 친환경 연료에 대한 비싼 가격을 내고 부담할 의지가 있느냐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환경을 중요시하는 소비자는 기꺼이 이런 부담을 감당하겠지만 대다수의 소비자가 그런 선택을 하느냐는 것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따른 비용을 누가 비용할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허 사장은 이날 오전에 만난 글로벌 메이저 석유업체 최고경영자(CEO)들도 GS칼텍스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친환경 연료 보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줄이는 방안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허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바이오 연료에 대해 이른바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도 만능의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허 사장은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당장은 보조금을 지급할 수 있지만, 한없이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바이오연료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이라도 당장 정부와 에너지 업계 및 각계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 친환경 연료를 확대 보급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허 사장의 설명이다.
다보스=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