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 재건축 공공도로 폐쇄에 주민 반발…구청장·시공사 고발

"잘 다니던 도로 막아" vs "공공보행로 조성하고 다른 도로 넓힐 것"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재건축 현장에서 공공도로 폐쇄를 놓고 주민들과 구청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18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방배 977, 978번지 주민 피해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지난 11일 방배경찰서에 서초구 전성수 구청장과 재건축사업과장, 방배14구역 재건축 시공사인 롯데건설 측 현장책임자를 일반교통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대책위는 롯데건설이 공공도로인 효령로19길을 새로 지을 아파트 부지에 편입시킨 뒤 철거공사를 진행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서초구청의 허가를 거친 롯데건설의 이 같은 행위로 공공도로가 폐쇄돼 이 일대 교통이 방해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도로는 이수중학교 정문 도로와 통하는 일방통행로로, 한 블록 아래의 반대 방향 일방통행로와 연결되는 순환도로의 일부이자 방배역과 사당역 방향에서 오는 차량의 진입로다.

대책위는 이 도로가 막히면서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이 심각해졌다고 주장한다.

이 도로는 이수중학교 정문에서 50m 반경 안에 있는 교육환경절대보호구역의 공공도로로, 철거공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차량운행과 학생을 포함한 주민들의 보행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었다는 것이 대책위의 설명이다.
방배동 977, 978번지가 포함된 방배14구역은 2014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재건축 조합은 2017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 인근 도로부지와 건물 부지를 합병시켰으나, 당시 인근 사도(私道·개인이 소유하는 도로)와 달리 효령로19길은 폐도 및 무상양도 되지 않았다는 게 대책위 측 주장이다.

그런데 철거공사가 시작된 2022년 7월 돌연 도로가 통제됐고, 구청에 민원을 여러 차례 제기하자 '도로가 재건축 조합에 무상양도됐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구청 측은 효령로19길의 폐도 및 재건축 구역 편입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적법한 심의 절차를 거쳐 결정됐으며, 구청이 이견을 낼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앞으로 이 길을 신축 아파트 단지 내 공공보행로로 조성해 아파트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학생이나 주민들이 걸어서 오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수중학교 정문 도로인 방배중앙로3길도 넓혀 교통 순환을 원활하게 할 방침이다. 2022년 3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계획안에 따르면 이 일대에는 최고 높이 15층의 총 487세대(공공주택 40여세대 포함)가 들어설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