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주가하락에…월가 공포지수 3개월 만 최고치 찍어

사진=AP
올해 들어 미국 증시 대표 지수인 S&P 500지수가 약세가 계속되자 미국 증권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가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S&P500지수가 하락하면서 VIX 지수는 추세선으로 알려진 200일 이동평균선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이후 전 거래일보다 0.95포인트(6.86%) 상승한 14.79에 마감했다. 이는 하루 1%의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
VIX는 미국의 대표 주가 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옵션 변동성을 기초로 한다. 주식을 산 투자자의 위기감을 반영해 흔히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린다. 이날 S&P500지수는 0.56% 내린 4,739.21로 장을 마치는 등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시장에선 지정학적 위험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정책 불확실성, 악화하는 기업 실적 등이 VIX지수 급등에 영향을 끼쳤다고 해석했다. 또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4%를 웃돌며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말 미국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면서 벨류에이션이 과대평가 된 가운데, 트레이더들은 방어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다만 공포지수가 높아져도 시장에는 아직 공포감이 확산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S&P500지수 편입된 종목 사이에서 30일간 추정 상관관계가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이어서다. 상관관계가 크지 않는 한 증시가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다. 각 종목이 자신들의 실적에 따라 주가 흐름이 결정될 것이란 설명이다.

밀러 타박의 매트 말리 수석 시장 전략가는 "예상보다 실적이 좋지 못하고 국채 수익률이 계속 상승한다면 VIX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국채) 수익률이 낮아지거나 펀더멘털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