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제마도 유럽 복귀 타진…사우디행 겨울 이적 아직 잠잠 전력 양극화에 유럽보다 열기 저조…사회·문화적 환경도 달라
유럽 축구 명문 리버풀의 주장으로 잘 알려진 미드필더 조던 헨더슨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로부터 '탈출'을 감행했다.
17일(현지시간) 헨더슨의 네덜란드 아약스 입단이 임박했다는 현지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의 이적이 사우디 리그가 지닌 '태생적 한계'를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상, 표현, 행동 등이 자유로운 서구와 다른 환경에 대한 불만이 쌓이면서 벌써 스타들의 행선지로서 매력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른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해 7월 말 알에티파크에 입단한 헨더슨은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유럽 복귀를 타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세금 문제가 얽힌 탓에 헨더슨은 일단 사우디에서 뛴 기간의 주급 수령을 일단 연기해둔 상태다.
한 푼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적을 감행한 터라 측근들은 그가 과연 사우디 팀으로부터 주급을 제대로 수령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본다고 한다.
헨더슨은 알에티파크와 주급 35만파운드(약 6억원)에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헨더슨이 갑작스럽게 탈출을 감행한 데는 사우디 리그를 둘러싼 사회·문화적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리버풀(이상 잉글랜드) 입단 후 12시즌을 보내며 '명가 재건'의 주춧돌 역할을 한 헨더슨은 평소 '무지개 축구화 끈'을 착용하는 등 성소수자 인권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성소수자를 탄압한다는 비판을 받는 사우디로 향한 행보는 기존 태도와는 모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헨더슨은 언론 인터뷰에서 리그와 팀을 발전시키는 특별한 경험을 원했다고 밝혔으나 결국 '딜레마'를 해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짚었다.
가디언은 "모든 사람이 연봉 3천만파운드(약 511억원)를 받기 전에는 자기 원칙을 지킨다"며 "리버풀에서 동성애 지지 완장을 찬 자신의 사진을 검열하는 클럽에서 뛴다는 게 얼마나 터무니없는 일인지, 기존 가치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고 해설했다.
게다가 축구가 최고 인기 스포츠의 자리를 차지한 유럽과 비교하면 사우디의 축구 열기도 저조하다.
영국 매체들은 이달 초부터 "곳곳이 비어있는 관중석을 보고 헨더슨이 프로 선수로서 동기부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도해왔다.
세계적 축구 스타 스티븐 제라드를 감독으로 선임하고 리버풀에서 주축으로 활약한 헨더슨까지 영입했으나 올 시즌 초반 알에티파크의 평균 관중은 홈구장 수용 인원(약 3만5천석)의 31%에 그쳤던 것으로 파악된다.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2023-2024시즌 개막 후 9차례 홈 경기를 치른 알에티파크의 평균 관중은 7천8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23일 알리야드와 홈 경기에는 696명만 입장했다.
그해 5월 리버풀의 홈 경기가 열린 안필드에는 5만3천여명이 입장해 열기로 장내를 메운 것과 대조된다.
헨더슨은 사우디 리그의 구조적 문제점으로 부각되는 '양극화'의 피해도 보고 있다.
헨더슨 외 유럽 축구의 스타급 선수를 데려오지 못한 알에티파크는 6승 7무 6패로 8위까지 처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