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가 본업이고 쇼핑몰이 부업?…루이비통도 반한 홍콩 新랜드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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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홍콩 주룽반도 침사추이 빅토리아 독사이드. 100년 넘게 홍콩의 관문이자 주요 항 역할을 해온 이곳은 2008년부터 ‘아시아의 아트 실리콘밸리’로 불리기 시작했다. K11재단 창립자인 에이드리언 청 뉴월드개발 최고경영자(CEO) 겸 K11그룹 회장이 조성한 복합문화쇼핑몰 ‘K11 뮤제아’가 들어서면서다. 건물을 짓는 데 걸린 시간만 10년. 26억달러를 쏟아부은 이 건물 건립엔 세계적인 건축가, 디자이너, 아티스트 100여 명이 참여했다.
쇼핑몰+미술관 'K11 뮤제아'
샤넬·루이비통·디올 등 250개 매장
'세계 산해진미' 최고급 식당도 70곳
엘리베이터 등 곳곳 미술 작품 걸려
"홍콩, 아트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
각 분야 거장 100명이 10년 달라붙어
클래식·발레 공연·패션쇼까지 열려
K11 뮤제아에는 샤넬, 루이비통, 디올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비롯한 250여 개 매장이 이웃하고 있다, 최고급 미식 경험을 선사하는 70곳의 레스토랑도 매일 붐빈다. 이곳을 단순히 ‘복합쇼핑몰’로 부르는 건 오류다. K11이 세계적인 명소가 된 건 오직 그 안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예술적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공간 자체가 그렇다. 이 건물에 들어서면 관람객을 압도하는 인테리어가 펼쳐진다. 공상과학(SF) 영화를 연상시키는 35m의 뻥 뚫린 로비엔 곡선의 알루미늄들이 기하학적 자태를 뽐낸다. 세계적 예술가 윌리엄 램이 하나하나 손으로 직접 색을 칠했다. 중앙에 있는 ‘골드 볼’과 수백 개의 조명은 우주의 빅뱅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디자인.K11 뮤제아의 내부는 40곳의 각각 다른 공간으로 구성됐다.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는 휴게공간, 쇼핑몰과 엘리베이터 등 눈길 닿는 곳마다 현대미술 작품들이 걸려 있다. 현재 독일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 듀오 엘름그린&드라그셋,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서도호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흰 벽으로 둘러싸인 갤러리를 찾아가 감상하는 미술이 아니라, 먹고 걷고 즐기며 자연스럽게 마주하는 세계적인 명작들인 셈이다.K11 뮤제아는 세계 최초로 리테일과 아트, 크리에이티브 산업 전반을 결합한 복합문화쇼핑몰이다. K11의 등장 이후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곳곳에서 이를 벤치마킹한 몰들이 생겨났다. 청 회장의 예술에 대한 열정은 패션계에서도 명성이 높다. 2021년부터 열린 ‘K11 나이트’는 아시아의 메트 갈라로 불리며 홍콩에서 가장 권위 있는 패션 및 문화 행사 중 하나가 됐다. 전 세계 스타들이 이 밤을 위해 홍콩에 모이고, 다양한 패션과 예술을 선보이는 기념행사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1월엔 런던의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박물관(V&A),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홍콩 프로덕션 디자이너 윌리엄 창숙핑과 협업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긴 역사를 자랑하는 럭셔리 브랜드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은 K11의 하이라이트다. 주얼리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이 후원하는 레콜 주얼리 아트 스쿨도 K11 뮤제아에 자리 잡는 등 명품 브랜드들의 ‘단골 런웨이’가 됐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11월 30일 퍼렐 윌리엄스를 아트 디렉터로 K11에서 새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날 쇼를 앞두고 침사추이 항구에 거대한 ‘루이비통 보트’가 물살을 가르며 화제를 모았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