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이 음료' 270만잔 팔리더니…中 1위 제품도 한국 온다 [오정민의 유통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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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밀크티 1위 브랜드 '헤이티' 한국 진출중국 1위 밀크티 브랜드 '헤이티'(heytea·喜茶)가 한국에 진출한다. '커피공화국'으로 불리는 한국에 뉴페이스의 등장으로 차(茶) 시장도 성장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1호점
'커피공화국'의 차 시장 성장 가능성 주목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밀크티 브랜드 강자로 꼽히는 헤이티가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국내 1호점을 열 예정이다.2012년 설립된 헤이티는 중국식 차를 재해석한 밀크티 프랜차이즈로 중국 밀크티 1위 브랜드로 꼽힌다. 중국의 MZ(밀레니얼+Z)세대에게 인기 있는 차 브랜드이자 ‘궈차오’(國潮·애국소비) 트렌드 확산 수혜를 입은 브랜드로도 꼽힌다. 치즈폼(거품)과 과일주스를 더한 '베리 그레이프 치조', 흑당밀크티인 '로스트 브라운 보보밀크' 등이 대표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전체 음료 시장에서도 스타벅스를 추격하는 브랜드로 꼽는다.
헤이티는 최근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해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등에 진출했다. 지난달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매장을 연 데 이어 아시아 지역 신규 점포로 한국 1호점을 내는 분위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한국 계정을 열어 점포 개점 준비 중임을 알리고 있다. 헤이티 국내 1호 매장은 유명 디저트 맛집이 인근에 포진해 디저트 마니아들의 동선에 들기 좋은 위치에 둥지를 틀었다.우선 인기 베이커리 '런던베이글뮤지엄' 도산점이 바로 길 건너에 있다. 런던베이글뮤지엄은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캐치테이블이 지난해 웨이팅(대기)이 가장 많았던 브랜드로 선정한 인기 빵집이다. 안국점이 본점이지만 도산점 역시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는 매장으로 약 30m 거리다. 도넛 유행을 주도한 브랜드 '노티드 도넛'을 운영하는 GFFG가 선보인 츄러스 브랜드 '미뉴트 빠삐용' 역시 약 100m만 이동하면 도착한다. 노티드 도넛 청담점 역시 도보로 5분 만에 갈 수 있다.
업계에서는 신규 브랜드 론칭과 함께 다시 한번 차 관련 붐이 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커피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커피산업이 활황이지만 차 산업의 입지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대만 버블티(쩐쭈나이차) 유행으로 다수의 밀크티 브랜드가 성행했으나 유행이 꺼지며 입지가 줄어들었다.
그나마 국내에서 입지를 굳힌 밀크티 브랜드 중 대표주자로 꼽히는 공차의 점포수는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 2020년 683개에서 지난해 901개로 늘었지만 여전히 1000개를 밑돌고 있다. 반면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3800호점을 열며 국내 최다 가맹점 기록을 자체 경신했다. 다만 최근 커피 전문점에서 다양성 확보를 위해 내놓은 차 관련 메뉴가 흥행하며 관련 시장 성장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표적으로 국내 1위(매출 기준) 스타벅스에서 최근 히트상품은 '밀크티'가 꼽힌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클래식 밀크티는 보름 만에 100만잔이 팔리며 아메리카노, 카페라떼에 이어 매출 3위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해당 메뉴는 지난해 말까지 270만잔이 판매됐다. 이에 고무된 스타벅스는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를 맞아 클래식 밀크티에 얼 그레이 폼을 조합한 '푸른 용 클래식 밀크 티'를 선보였고, 이 역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백정은 스타벅스 코리아 음료팀 파트너는 "앞으로도 국내 차음료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어갈 수 있는 다양한 차 베이스 음료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가정에서 마시는 차 관련 시장도 꾸준히 우상향하는 추세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 유로모니터가 추산한 한국의 차 시장 규모는 2533억원 규모로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2337억원)보다 8.4% 증가했다. 더디지만 꾸준히 우상향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1979년 녹차사업을 시작해 전통차 문화에 힘을 쏟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오설록' 역시 최근 매출이 증가세다. 2021년 650억원이던 매출은 2022년 25.2% 증가한 814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에는 840억원대 매출을 거둬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유안타증권은 추산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오프라인 점포뿐 아니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매출을 키우는 데 힘쓴 결과다. 오설록 관계자는 "2021년 이후 온라인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섰다"며 "'카카오 선물하기'와 쿠팡 전용 선물 세트 운영, 네이버 풀필먼트 입점 등을 통해 매출이 늘었다"고 소개했다.
국내 다류의 60%가량을 차지한 (2021년 생산액 비중 61.9%·매출 비중 57%) 액상차 역시 꾸준히 성장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액상차 소매시장 규모는 2021년 3179억원으로 2020년보다 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aT 측은 "코로나19 사태 후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가정 내 체류 시간이 늘어나면서 커피 대신 차를 음용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증가해 집에서 쉽게 마실 수 있는 액상차류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며 "향후 다류 시장은 현재의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