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비우니 '5만원어치' 요리해먹은 알바생…사장님 '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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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재료 넣어 메인 요리 해 먹고 있어"한 식당 업주가 허락 없이 음식 재료를 꺼내 음식을 요리해 먹은 아르바이트생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사연을 전했다.
사장이 고소하면 '횡령죄' 성립 가능성도
지난 18일 약 148만명의 자영업자가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알바(아르바이트생)가 음식을 맘대로 해 먹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20평대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A씨는 2명의 직원에게 각각 주방 5시간, 홀서빙 3시간씩 파트타임으로 일을 맡기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직원들에게 가게를 맡긴 뒤 육아를 위해 퇴근했다"며 "(피크타임인) 오후 6시부터 10시에는 혹시 바쁠까 싶어 가게 폐쇄회로(CC)TV를 봤는데 가게가 좀 바쁘더라"고 운을 뗐다.
바쁜 가게 상황을 살핀 A씨는 다시 가게로 가야 하나 고민하던 중, 주방 쪽 화면을 돌려보다 뜻밖의 상황을 포착했다. 그는 "아르바이트생 2명이 손님을 응대하지 않고 온갖 재료를 넣어 5만원 상당의 메인요리를 해 먹고 있었다"고 황당해했다.이에 A씨는 "주인 없는 가게에서 아르바이트생들이 마음대로 한다지만 막상 제 눈으로 보니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며 "(직원들이) 배고플까 봐 햄버거, 커피까지 사다 줬고 '배고프면 국밥 정도는 해 먹어도 된다'고 이야기까지 했으나, 호의를 베푸니 이런 식으로 돌아오는 건가 싶다"고 토로했다.
이어 "내가 (가게를 운영한 지) 1년도 채 안 된 사장이다 보니 딱 잘라 말하고 적당한 선을 만들어주기가 쉽지 않다"며 "마음 같아서는 다 집에 보내고 혼자 가게 운영하고 싶지만, 집에 아기가 있다 보니 결정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사연을 접한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시급이 계산되는 시간에 손님 응대도 안 하고 휴식 시간을 갖는 건 잘못됐다", "아르바이트생들이 듣기에 기분이 나쁘더라도 이런 사안은 딱 잘라 잘못됐음을 알려야 한다", "사전에 고지한 내용과 다르게 행동했다면 직원들의 잘못이 분명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아르바이트생이 근무 중 해당 가게의 음식 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취식하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을까.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사장이) 명시적으로 먹으라는 얘기를 했다는 증거가 없으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며 "횡령죄의 경우 상대방이 고소한 이후 고소를 취하한다고 해서 사건이 바로 종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도 "업무상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업무상의 임무를 위배해 보관 중이던 타인의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했을 때 성립하게 된다"며 "개별 사안마다 다르겠지만 통상 업무상횡령죄는 공직은 물론 사업체나 회사에서 공금을 담당하는 자라면 누구나 그 범주에 해당할 수 있을 정도로 성립요건이 넓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