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에 수억원 든다는데…MZ세대 '오픈런' 벌어진 핫플 정체 [영상]
입력
수정
서울 성수동 ‘카누 온 더 테이블’ 팝업 가보니
인증샷 명소 넘어 즐길거리 꽉 채워
취향별 커피 체험 코너 구성
"오래된 브랜드 이미지 바꾸고파"

네이버에서 시간대별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운영이 끝나는 오는 28일까지 전부 매진됐다. 팝업스토어를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현장에서도 오전부터 대기 접수를 받는데 평일에도 점심시간쯤 되면 저녁 8시 입장 순번까지 차곤 한다. 이날 현장에선 “연차를 내고 왔는데 대기 순번도 못 받았다”는 볼멘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동서식품은 소비자들이 카누 바리스타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 ‘카누 온 더 테이블’을 운영 중이다. 팝업 내부는 20~30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각종 체험을 통해 재미를 느끼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사진으로도 공유할 수 있을 만한 다양한 콘텐츠가 가득하다. 팝업 입구로 들어서면 보이는 커다란 커피잔 모양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새로운 공간이 펼쳐지는 식이다.


이 모든 체험은 공짜다. 나갈 때는 스틱커피와 커피 캡슐, 머그잔 등 각종 선물도 무료로 챙겨준다. 심지어 내부 카페에서 돈을 안 내고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팝업을 한번 여는 데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이 든다. 상당한 비용을 치르고도 벌이는 하나도 없는 셈이다. 이 돈 안되는 팝업을 동서식품은 왜 열었을까.
아무 생각 없이 들어선 방문객들도 나설 때쯤엔 자연스레 해당 브랜드에 대한 친숙도가 올라가도록 설계했다. 소비자들은 팝업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레 카누 스틱커피부터 바리스타 캡슐, 원두까지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느끼게 된다.
지난달 8일 문을 연 뒤로 최근까지(지난 18일 기준) 2만8188명이 이 곳을 찾았다. 20~30대 여성 이용객이 대부분이다. 방문객 신모씨(35)는 “즐거운 체험을 하고 선물까지 받으니 카누에 대한 친숙도가 훨씬 올라갔다”며 “카누에도 캡슐이 있다고 하니 추후에 커피머신을 한번 사보려 한다”고 말했다. 동서식품 관계자도 “팝업을 연다고 해 당장 수익이 생기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소비자 층이 많이 방문하기 때문에 잠재 고객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영상=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