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고위당국자들 "美 트럼프 귀환에 대비해야" 한목소리

사진=AP
유럽의 고위 당국자들이 19일(현지시간) 폐막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포럼 대회의장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전망 토론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비하는 방안에 관해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다. 제대로 공격하려면 우리 지역에서 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진정한 단일 시장을 갖는 걸 뜻한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전날에도 유럽 자본시장 통합을 위해 더 강력한 감시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크리스티안 린트너 독일 재무장관은 "유럽이 트럼프의 재선에 대비해야 한다"며 "숙제를 하는 게 최고의 준비"라고 했다. 그는 "유럽연합(EU) 정책 입안자들은 미국을 따라 거의 모든 분야에 보조금을 지급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EU가) 미국에 비해 약한 점은 보조금 규모가 아니라 민간 자본시장의 기능"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린트너 장관은 독일 경제의 구조적 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독일경제는 2012년 이후 매우 성공적인 시기를 보냈지만 위기 이후 지친 상태"라며 "지쳤을 뿐 병자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충격에서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독일이 동서 통일 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 유럽의 병자로 불렸던 시절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최근 제기되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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