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윤재옥 긴급 회동…대통령실은 '명품가방' 첫 입장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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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투톱' 비공개로 20분 만나
김여사 의혹 당내 의견 조율
대통령실 "영부인 불법 기획촬영"
여당 일각 사과 요구에 선그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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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한국경제신문에 “재작년에 한 재미교포 목사가 미리 물품을 구입하고 그 과정을 녹화하는 등 치밀하게 기획해 영부인을 불법 촬영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은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보관된다”고 강조했다.지난해 11월 한 유튜브 채널은 2022년 9월 김 여사가 재미동포 최재영 목사에게 명품 가방을 받는 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했다. 하지만 최 목사가 해당 영상을 손목시계에 달린 카메라로 몰래 촬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간 여권 내에선 해당 의혹을 놓고 여러 의견이 나왔다. 일부 수도권 의원과 비대위원은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한 반면 원내지도부는 해당 의혹을 ‘정치 공작’으로 규정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18일 “그 문제는 기본적으로는 ‘함정 몰카’이고,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 맞다”라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고, 국민들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윤 원내대표는 “사건의 본질은 부당한 정치 공작”이라며 당 기조와 반대되는 의견을 자제해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이견이 거세지자 한 위원장과 윤 원내대표는 이날 20분간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 의혹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당내에서 내홍 조짐을 보이자 두 사람이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회동 이후 한 위원장은 ‘김 여사 의혹을 놓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는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갈등이라고 할 만한 건 없다”고 답했다. 당내에서 김 여사의 사과 요구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국민의힘은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 정당이고, 여러 의견을 허용하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여권이 김 여사 관련 논란을 봉합하려는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의 입장 표명에 대해선 ‘윤 대통령 및 김 여사가 사과해야 한다’는 여당 일각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