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장기화하나…'실시간 감시' 기준 두고 이견 못좁혀
입력
수정
완전한 실시간 체계 불가능…TF 중간발표 앞두고 고심
尹 대통령 "확실한 조치" 강조에…재개 시점 불확실성 커져 윤석열 대통령이 공매도 금지와 관련해 '총선용 일시적 조치'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재개 시점이 상당 기간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공매도 재개 조건으로 '확실한 부작용 차단 조치'를 내 건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실시간 감시 체계'를 어느 수준으로 구현해 내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7월 공매도 금지 재개의 핵심은 불법 공매도 사전 방지 체계 구축 여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공매도 금지와 관련해 "총선용으로 일시적인 금지 조치가 아니라 확실한 부작용 차단 조치가 구축되지 않으면 재개할 뜻이 전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밝혀드린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에도 공매도 금지 시한과 관련해 "6월까지 금지하고 선거 끝나면 풀릴 것이라고 (예측하는) 분들도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부작용을 완벽하게 해소하는 전자 시스템이 확실히 구축될 때 푸는 것이다.
그게 안 되면 계속 금지할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공매도 금지를 연장할 수 있다는 취지로 잇달아 발언하면서 금지 기간이 상당 기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상 본인 임기 중엔 공매도 금지를 쉽게 풀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혔다"며 "공매도 재개 시점 관련 불확실성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산 시스템 구축 수준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금융감독원이 주축이 된 '무차입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태스크포스(TF)'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뾰족한 수가 없다 보니 공회전하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이 확실한 대책을 주문했기 때문에 TF가 뭐라도 내놓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TF는 조만간 전산 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중간발표를 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마지막 고민을 하고 있다"며 "결론을 빨리 내서 공론화 및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전산 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개인투자자들과 유관기관 간 입장 차이가 크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 주최로 열린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요구했지만, 관계 기관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소유주식, 차입주식, 기타 매도 가능한 권리 등 매도 가능 잔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공매도 감시의 필수 조건인데 매도자가 아닌 제3자가 개별 투자자의 매도 가능 잔고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긴 어렵다는 게 유관기관들의 판단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무너진 신뢰 회복을 위해 실시간 감시 시스템 구축은 필수라며 맞서고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지난 2018년 금융당국이 실시간 주식 잔고 매매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으나 천문학적 비용과 시스템 과부하 등을 이유로 추진되지 않았다"며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서라도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작년 10월 BNP파리바·HSBC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가 적발된 데 이어 최근에도 글로벌 IB 2곳의 500억원대 불법 공매도가 추가로 적발되며 투자자들의 불신이 깊어진 측면도 있다.
TF에서는 전산 시스템 구현이 어느 수준까지 가능한지를 살펴보고 있다.
일단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에 자체적으로 내부 잔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여하고, 증권사가 정기적으로 시스템 구축 여부를 점검하도록 하는 방안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외국계 21곳과 국내 78곳이 시스템 구축 대상인데, 이들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90% 이상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대형 IB들과 사전 접촉한 결과 내부 시스템 구축에는 상당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 초안으로 발표한 기관 내부 전산 시스템 의무화는 확실하게 할 것"이라며 "그 뒤에는 (시스템 입력 내용 등을) 한곳에서 다 모아야 할 텐데 실시간까진 어렵겠지만 조금 늦더라도 다 모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누가 모은 것을 들여다보게 할 것인지 등을 TF에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尹 대통령 "확실한 조치" 강조에…재개 시점 불확실성 커져 윤석열 대통령이 공매도 금지와 관련해 '총선용 일시적 조치'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재개 시점이 상당 기간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공매도 재개 조건으로 '확실한 부작용 차단 조치'를 내 건 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실시간 감시 체계'를 어느 수준으로 구현해 내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7월 공매도 금지 재개의 핵심은 불법 공매도 사전 방지 체계 구축 여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공매도 금지와 관련해 "총선용으로 일시적인 금지 조치가 아니라 확실한 부작용 차단 조치가 구축되지 않으면 재개할 뜻이 전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밝혀드린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에도 공매도 금지 시한과 관련해 "6월까지 금지하고 선거 끝나면 풀릴 것이라고 (예측하는) 분들도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며 "부작용을 완벽하게 해소하는 전자 시스템이 확실히 구축될 때 푸는 것이다.
그게 안 되면 계속 금지할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공매도 금지를 연장할 수 있다는 취지로 잇달아 발언하면서 금지 기간이 상당 기간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상 본인 임기 중엔 공매도 금지를 쉽게 풀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혔다"며 "공매도 재개 시점 관련 불확실성이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산 시스템 구축 수준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금융감독원이 주축이 된 '무차입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태스크포스(TF)'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뾰족한 수가 없다 보니 공회전하는 분위기로 알고 있다"며 "대통령이 확실한 대책을 주문했기 때문에 TF가 뭐라도 내놓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TF는 조만간 전산 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중간발표를 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마지막 고민을 하고 있다"며 "결론을 빨리 내서 공론화 및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말했다.
전산 시스템 구축과 관련한 개인투자자들과 유관기관 간 입장 차이가 크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 주최로 열린 '불법 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실시간 감시' 시스템을 구축하라"고 요구했지만, 관계 기관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소유주식, 차입주식, 기타 매도 가능한 권리 등 매도 가능 잔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것이 공매도 감시의 필수 조건인데 매도자가 아닌 제3자가 개별 투자자의 매도 가능 잔고를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긴 어렵다는 게 유관기관들의 판단이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무너진 신뢰 회복을 위해 실시간 감시 시스템 구축은 필수라며 맞서고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지난 2018년 금융당국이 실시간 주식 잔고 매매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으나 천문학적 비용과 시스템 과부하 등을 이유로 추진되지 않았다"며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서라도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작년 10월 BNP파리바·HSBC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가 적발된 데 이어 최근에도 글로벌 IB 2곳의 500억원대 불법 공매도가 추가로 적발되며 투자자들의 불신이 깊어진 측면도 있다.
TF에서는 전산 시스템 구현이 어느 수준까지 가능한지를 살펴보고 있다.
일단 외국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에 자체적으로 내부 잔고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여하고, 증권사가 정기적으로 시스템 구축 여부를 점검하도록 하는 방안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외국계 21곳과 국내 78곳이 시스템 구축 대상인데, 이들의 공매도 거래 비중은 90% 이상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대형 IB들과 사전 접촉한 결과 내부 시스템 구축에는 상당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정부 초안으로 발표한 기관 내부 전산 시스템 의무화는 확실하게 할 것"이라며 "그 뒤에는 (시스템 입력 내용 등을) 한곳에서 다 모아야 할 텐데 실시간까진 어렵겠지만 조금 늦더라도 다 모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누가 모은 것을 들여다보게 할 것인지 등을 TF에서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