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올림픽] 중국 반칙에 당한 쇼트트랙 주재희 "좋은 경험 했다"

반칙한 중국 선수, 전날 주재희가 했던 '임효준 세리머니'로 도발
주재희 "내일 남자 500m서 금메달 따면 같은 세리머니 할 것"
중국 선수의 반칙으로 아쉽게 메달을 놓친 쇼트트랙 기대주 주재희(17·한광고)는 "좋은 경험을 했다"며 씩씩하게 소감을 밝혔다. 주재희는 21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이하 강원 2024)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4위를 차지한 뒤 "중국 선수들이 거친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노골적으로 손을 쓸 줄은 몰랐다"라며 "어쩔 수 없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주재희는 선두로 달리다 결승선 5바퀴를 남기고 두 번째 직선주로에서 중국 장보하오의 반칙으로 넘어졌다. 장보하오는 왼손으로 주재희를 노골적으로 밀었고, 이후 중국 장신저와 함께 1,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장보하오는 페널티를 받아 실격됐으나 장신저가 금메달을 차지했고, 주재희는 4위가 됐다.

주재희로선 아쉬울 법한 결과였으나 얼굴을 찡그리진 않았다. 그는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될 것 같다"라며 "비슷한 상황이 또 나온다면 (선두) 자리를 내주고 깔끔하게 실력으로 꺾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반칙을 한 장보하오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주재희가 전날 남자 1,500m에서 우승한 뒤 펼쳤던 세리머니를 똑같이 따라 했다.

주재희는 장보하오의 도발에 "기분이 안 좋다"라고 말했다.
주재희의 세리머니엔 많은 사연이 담겨 있다.

주재희는 6년 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직접 관람했고, 당시 남자 1,500m에서 우승했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의 플레이에 흠뻑 매료됐다.

린샤오쥔을 롤모델로 삼고 무럭무럭 성장한 주재희는 20일 열린 남자 1,500m에서 우승한 뒤 린샤오쥔의 트레이드 마크인 양손 검지를 치켜세우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중국 선수들은 이런 주재희를 의식한 듯 거친 플레이와 같은 세리머니로 도발한 것이다.

주재희는 "사실 오늘도 같은 세리머니를 하려고 했다"라며 "내일 열리는 남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같은 세리머니를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이었던 린샤오쥔은 2019년 6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뒤 중국으로 귀화했다. 현재는 중국 쇼트트랙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연합뉴스